홈플러스 점포 리뉴얼에도 지난해 적자전환···경쟁력 제고 필수
자구안 펴고 있지만···업계에선 “경쟁사 따라잡기 역부족” 평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를 이끄는 이제훈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 사장은 홈플러스에 취임한 첫날부터 오프라인 점포를 찾아 현장 경영을 강조하며 투자를 단행했지만 첫 성적표는 초라했다. 홈플러스는 점포 리뉴얼도 경쟁사인 이마트보다 한 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홈플러스만의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이 사장이 어떤 방식으로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지 관심이 모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55억원 감소한 6조4807억원, 영업손실은 133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홈플러스는 미래성장을 위한 온·오프라인 투자비가 증가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급감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대형마트 3사 실적 비교. / 자료=각 사, 표=김은실 디자이너
대형마트 3사 실적 비교. / 자료=각 사, 표=김은실 디자이너

홈플러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는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쟁사인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4조9327억원, 영업이익 3168억원으로 1년 전 대비 매출, 영업이익 모두 늘어났다.

문제는 수년째 하락하는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이다. 홈플러스는 2019년 16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2020년 다시 933억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지난해는 적자 전환했다.

유통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지 올해 8년째라는 점에서 홈플러스의 이같은 실적 악화는 이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가 회사를 매입해 보유하는 기간은 5년 안팎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최대 10년정도 보유할 것으로 보고, 조만간 홈플러스에서 엑시트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올해 초 ‘2022년 경영전략 보고’에서 “올해 홈플러스 전략적 기조는 ‘객수 회복을 통한 성장’”이라며 “기본으로 돌아가 우리의 모든 행동을 소비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투자가 필요한 곳에는 투자를 하고 경쟁력이 미흡한 부분에서는 반드시 개선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이 홈플러스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홈플러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이 홈플러스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홈플러스

현재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 리뉴얼에 집중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수익성을 기대할 만한 전략이 없다. 홈플러스는 최근 2년 사이 대전탄방점·안산점·대구점·대전둔산점 매각으로 인한 유형 자산의 처분으로 2021회계연도 기준 1391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같은 기간 가야점·동대전점·연산점의 점포 매각을 진행하며 매각예정자산으로 3623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올해도 MBK파트너스와 매각 자문사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홈플러스 해운대점 매각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타개책으로 점포 리뉴얼, 신선식품 경쟁력 확대를 내세워 인천 간석점·송도점·청라점·서울 월드컵점 등 주요 점포를 대상으로 리뉴얼에 나섰고, 올해 총 17개 점포를 리뉴얼 오픈한다. 홈플러스는 올해 2020년 대비 3배 이상의 비용을 투자해 매장·상품·온라인·인력 등 모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홈플러스 리뉴얼 단행은 경쟁사보다 뒤쳐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리뉴얼 이후 매출 증가 효과를 보고 있지만 경쟁사인 이마트는 일찌감치 주요 점포를 리뉴얼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특히 이마트는 2020년 월계점을 시작으로 최근 2년간 총 27개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고, 올해도 10개 이상의 점포를 리뉴얼한다.

홈플러스는 나름 자구안을 펴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경쟁사를 따라잡기에는 쉽지 않아보인다. 일단 홈플러스는 올해도 점포를 리뉴얼하고 온라인과 연계할 계획이지만, 창고형 할인점과 제타플렉스와 같은 점포 리뉴얼로 홈플러스를 뒤쫓는 롯데마트가 올해 1704억원의 투자를 예고한 상황이라 홈플러스가 단순 점포 탈바꿈으로는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점포 리뉴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월계점과 같은 주요 점포부터 먼저 리뉴얼했기 때문”이라며 “홈플러스는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리뉴얼하며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긴 했지만 핵심 점포가 아니라는 점에서 리뉴얼 효과가 경쟁사 대비 미미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홈플러스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점포 리뉴얼 등 집객력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이커머스와 경쟁 격화, 지속적인 점포 구조조정 등을 감안할 때 매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가격 경쟁 중심의 온라인 매출 비중 증가와 고정비 부담이 높은 오프라인 매출 감소를 감안할 때 영업수익성 개선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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