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37.7%로 전국 최저···“국민의힘 뽑을 수 없지만 더불어민주당도 뽑고 싶지 않다는 것”
민주당 내 호남 기반 정치인들 사이에선 자성 목소리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코로나19 확진자 투표가 시작된 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계수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안내를 맡은 선거사무원이 한가로이 서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코로나19 확진자 투표가 시작된 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계수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안내를 맡은 선거사무원이 한가로이 서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지방선거가 끝나고 3일째지만 여전히 선거 이슈가 여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를 놓고 온갖 분석이 한창인데, 특히 이와 관련 광주의 낮은 투표율이 주목받는 모습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예외 없이 민주당을 선택했는데, 왜 투표율이 의미가 있다는 것인지 궁금해 하신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일단 이번 광주의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무난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건 사실입니다. 강기정 후보가 74.91%로 당선됐고, 5개구 구청장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됐으니까요. 이를 놓고 일각에선 한국의 정치 지형은 변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투표율에서 변화 조짐이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광주의 투표율은 37.7%로 전국 최저 수준입니다. 이번에 워낙 투표율이 낮긴 했지만 대다수 지자체가 40% 후반 대에서 50%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그 중에서도 눈에 띄게 낮은 것이죠. 후보들이 지역에서 70~80%대 득표를 했다고는 하나, 10명 중 투표소로 간 3~4명 중의 70%로 당선된 격입니다.

당장 불과 2년 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광주는 28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보였고, 사전투표율도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더불어민주당이 책임감을 느낀다고도 한 바 있습니다. 이번 37.7%의 투표율이 상당히 특이한 상황이라는 걸 방증하는 대목입니다.

투표율이 낮다는 건 사실상 ‘뽑을 사람이 없다’ 혹은 ‘누구도 뽑고 싶지 않다’는 것으로 보통 정치권에선 해석됩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광주의 투표율이 37.7%를 기록한 것은 국민의힘은 뽑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을 뽑고 싶지도 않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 내 상황 등을 볼 때 과거처럼 호남당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민주당 텃밭이라고 여겨지던 광주에서 이런 투표율이 나오니 몇몇 인사들 사이에선 이래선 안 된다는 자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호남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지방선거 직후 “광주 투표율 37.7%은 현재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고 꼬집으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석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밀쳐버렸다고 꼬집었습니다.

어쨌든 적어도 민주당 내에서도 적어도 광주지역 당선인들이나 지역당, 호남 정치인들은 이 같은 광주 투표율에 대해 아전인수적 해석을 하지 않고 반성적인 모습을 보이며 민심을 헤아리려고 노력하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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