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설명회, 현대건설 등 7개사 운집···다음 달 13일 입찰 마감
1·2차 입찰 유찰, 건설사 ‘보이콧’···”요구 조건 까다로워”
조합 “공사비 정한 적 없어···건설사 제안 최대한 수용”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조감도 / 사진=우동3구역 재개발 조합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우동3구역에서 시공사 선정을 향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시공사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건설사 7개사가 운집하면서다. 다만 앞서 1·2차 입찰 모두 유찰됐던 만큼 조합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유찰 우려를 의식한 듯 건설사들의 제안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3번째 시공사 입찰 현장설명회, 건설사 7개사 참여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 조합이 전날 개최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엔 7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현장설명회에만 세 번째 참여하는 현대건설과 GS건설·DL이앤씨·쌍용건설·두산건설·에이에스동서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합은 다음 달 13일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이다.

우동3구역이 현장설명회를 연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열린 1·2차 입찰은 모두 유찰됐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단 한곳도 없어서다. 우동3구역은 공사비만 9200억원 규모로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지하 3층~지상 39층, 24개 동, 2918가구 대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구에서도 중심부에 위치한 데다 부산 지하철 2호선 해운대역과 맞닿아 있어 대형 건설사들의 각축전이 예상됐다.

◇”조합 제시한 조건 맞추기 어려워 입찰 포기”

대형 사업지임에도 두 차례 유찰된 건 건설사들이 조합에서 제시한 조건에 부담을 느끼면서다. 조합은 입찰 지침에 이전 시공사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라고 명시했다. 우동3구역은 당초 2016년 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컨소시엄이 과거 전임 조합 집행부와 유착해 부적합한 협력 업체를 선정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계약을 해지했다. 컨소시엄은 계약 해지를 피하기 위해 조합에 파격적인 조건들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컨소시엄이 제안한 조건은 ▲최저 이주비 세대당 2억5000만원 ▲이사 비용 세대당 8000만원 중 6000만원 선지급 ▲후분양 등이 있다. 마감재는 ▲이태리 또는 독일산 명품 주방기구, 세라믹 아트월, 원목마루 ▲독일산 시스템 창호적용 ▲프리미엄 수전 일체 ▲빌트인 와인셀러, 스타일러, 전동 커튼 등을 제시했다. 강남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이례적인 조건들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3차 현장 설명회에 참여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이 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제안을 뛰어넘는 조건을 요구한 것이 입찰을 포기한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조건이라면 유찰 사태는 또다시 일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조합 “원자잿값 상승 반영한 공사비 수용할 의지 있어”

조합은 유찰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이 공사비를 정해놓은 것은 없다”며 “조건이 까다롭다면 협의를 통해 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조합이 요구하는 마감재나 설계로 인해 공사비가 높게 책정되더라도 수용할 의지가 있다”며 “만약 수용할 수 있는 금액을 넘어선다면 마감재 품질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고 덧붙였다.

유찰에 대비한 방안도 고민 중이다. 3차 입찰까지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수의계약 입찰은 현장설명회 참여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건설사가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합 관계자는 “3차 입찰에 우수한 시공사들이 경쟁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최대한 혜택이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만약 이번에도 유찰될 경우 상위 10개 건설사에 공문을 보내 수의계약 관련 제안을 받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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