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레버리지 상품 투자 적극적···순매수 상위에 레버리지 ETF 올라
증시 변동성 확대에 리스크 높아져···큰 것 노리다가 낭패 볼 수 있어 유의

주식 투자자들의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은 이미 천정부지로 오른 상태이고 이제는 물가마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요지부동인 월급으로는 평균조차 따라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 싹튼다. 뒤늦게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증시 상황은 최근 2년과는 상반된 흐름을 보이면서 초조함은 배가되고 있다. 

레버리지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경제적 자유를 일컫는 ‘졸업’을 위해 고위험 투자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개인적으로 빚을 지지 않아도 레버리지 투자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품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향성만 맞으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으니 기대 심리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실제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5위 종목에 ‘KODEX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올라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8124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이 ETF는 코스피200 지수 상승에 두 배를 추종하는 ETF다. 반대로 코스피200 지수가 하락할수록 손실은 더욱 커진다. 코스닥 지수 상승에 레버리지를 거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도 순매수 14위에 위치해 있다.

보편적 투자처로 떠오른 해외 주식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결제 2위 종목인 ‘PROSHARES ULTRAPRO QQQ ETF’(TQQQ)는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세 번째로 순매수 결제 규모가 큰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SOXL)는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한다. 

글로벌 증시가 우상향했다면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은 크게 늘어났겠지만 현실은 정 반대인 경우가 많다. 올해 초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최근에는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악재로 작용하며 코스피와 나스닥 지수가 올 들어 각각 13.7%, 27.4% 하락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레버리지 상품 투자를 우려하고 있다. 변덕스러워진 ‘미스터 마켓’의 방향성을 매번 맞춘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칫 방향성이 맞지 않아 손실이 불어날 경우 만회하기가 쉽지 않고 그동안의 기회비용이 커진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한다. 게다가 레버리지 상품에는 롤오버(만기 연장)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마냥 때를 기다리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개인 투자자들이 이 같은 레버리지 상품에 경계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보니 각종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당 자산에 대해 높은 이해 없이 단순히 한방만을 노리고 접근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물론 레버리지 상품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거두는 사례도 존재한다. 혹자는 레버리지 상품이 목돈이 없는 투자자들에게 유일한 기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늘 그랬듯 주식 시장은 만만치가 않다. 더욱이 시장 난이도는 과거 보다 높아진 상태다. 벌어진 격차를 빠르게 좁히기 위해, 빠른 투자 졸업을 위해선 오히려 천천히 가야할 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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