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로 외부 시선은 부정적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더 이상 나빠질 수 있을까. 최근 게임업계를 둘러싼 악재가 연달아 발생했다. 대형 게임사의 주가는 최근 지난해 최고점 대비 두자릿수로 하락했다. 여기에 테라·루나 급락 사태로 게임 코인 시장도 파랗게 질렸다. 

게임사들은 지난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돌파구로 내세운 것은 P2E(Play to Earn) 게임. 각 게임사 대표들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P2E 게임 등 블록체인 사업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블록체인 신사업으로 한단계 도약하겠다고 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 플랫폼을 1등 블록체인으로 올리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역시 보라 플랫폼이 블록체인 콘텐츠 프로젝트에 최적화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그동안 개발해온 P2E 게임도 속속 등장했다. 지난달 넷마블은 블록체인 신작 ‘골든 브로스’를, 컴투스는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를, 네오위즈는 ‘크립토 골프 임팩트’를 출시했다. 이를 시작으로 게임사들은 올해 P2E게임을 쏟아낼 예정이다. P2E 게임이 본격적으로 싹을 틔우는 분위기다. 

그러나 P2E게임 시장에 찬바람이 불었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로 가상화폐 생태계가 휘청거린다. 스테이블코인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크립토 윈터’란 말도 나온다. 게임사가 발행한 가상화폐들도 동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게임사들은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외부 시선은 부정적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라·루나 사태로 디파이, 스테이블 코인 등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빠졌다. 부가적으로 P2E게임에 대한 흥행과 수익성도 물음표가 생기는 상황”이라며 “당장 새로운 콘텐츠나 비즈니스모델을 보여주지 않는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P2E 게임을 바라보는 업계와 이용자 사이의 온도차도 풀어야할 숙제다. P2E 게임 기반에는 블록체인, 가상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다. 그러나 신기술과 관련해 해킹, 러그풀(투자금을 모은 뒤 도주하는 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반감을 사고 있다. 최근까지 벌어진 일련의 사건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고, 이는 P2E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급격한 성장에는 성장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게임 및 투자업계는 P2E게임이 생존 가능한지 시험을 거치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단 평가다. 투자 유치 및 주가 부양을 위해 내놓은 P2E게임과 높은 완성도를 갖고 출시한 P2E게임이 내는 성과는 다를 것이다. 이용자가 수익을 내고, 소유권을 가져갈 수 있단 점에서 P2E게임이 가진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P2E게임이 이번 추위를 이겨내고 바람직한 방향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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