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5일 하루새 유열자 39만명 발생···누적 121만명
정부 “북에 백신·마스크·진단키트 등 인도적 지원할 것”
운반 및 보관 편리한 노바백스·SK바사 백신 유력 검토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으로 정부가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노바백스의 '뉴백소비드'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 백신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에서 전날인 15일 새로 발생한 유열자(발열자)는 39만2920명으로, 누적 121만3500명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유전자증폭(PCR) 검사나 신속항원검사가 불가한 상황에서 확진자가 아닌 유열자를 기준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날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백브리핑에서 “현재 북한의 방역 상황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 백신 잔여랑으로 북한 지원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손 반장은 “북한에 지원할 백신 종류나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검토되고 있지 않다”며 “우리 정부의 방역 협력 요청에 대한 북한의 화답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잔여 백신은 화이자 742만5000회분, 모더나 329만회분, 얀센 198만5000회분, 노바백스 155만9000회분으로 총 1443만4000회분이다. 신규 접종 및 부스터샷(3·4차) 접종률이 낮아진 만큼, 북한 지원용으로 활용하기엔 충분한 물량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백신 잔여량(2022.5.16 기준)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러나 바이오 업계와 정부 안팎에서는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의 지원 가능성이 낮다는 반응이 나온다. mRNA 백신은 유통·보관을 위해 영하 20~80도의 초저온 콜드체인 기술이 필수적인데, 북한에선 관련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서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지난해부터 콜드체인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관계자는 “북한이나 저개발 국가가 바이오의약품 콜드체인 시설을 갖추기는 어렵다"며 "국내에서 영하 20~40도 냉동 트럭으로 운반하는 방안이 있긴 하지만, 워낙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운반 과정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내부에서는 내달 품목허가와 국가출하승인을 앞두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의 공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부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신규 접종 수요가 크게 준 만큼, 정부가 선구매한 스카이코비원 1000만회분을 국내 백신 개발사들에 대조백신으로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뉴백소비드와 스카이코비원을 북한 지원용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지원을 받겠다고 하면, 국산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으로 지원하는 게 우리 정부로선 더 수월한 게 사실이지만, 오히려 북한이 국산 백신을 원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북한의 현재 방역 상황을 파악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백신 외에도 마스크, 자가진단키트, PCR 검사 키트 등 기본적인 의약품에 대한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손 반장은 “현재 국내 중증화 및 사망 예방을 위해 먹는 치료제의 처방을 늘리고 있는 만큼, 치료제는 국내 공급이 우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에 코로나19 방역 협력과 관련한 실무접촉 제안을 담은 대북 통지문 발송을 시도했지만, 북측이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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