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닷, SKT 아폴로TF 첫 성과
안드로이드 오픈 베타 출시
iOS 버전은 내달 예정
캐릭터 기반 ‘시각화·감성 자극’, 빅스·시리 등과 차별점

이현아 SK텔레콤 AI·CO(컴퍼니) 담당이 16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에이닷' 출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이현아 SK텔레콤 AI·CO(컴퍼니) 담당이 16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에이닷'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이 스마트폰 개인비서 기능의 인공지능(AI) 신규 서비스 ‘에이닷(A.)’을 공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SK텔레콤의 AI 사업 컨트롤타워 ‘아폴로태스크포스(TF)’가 내놓은 첫 결과물이다. SK텔레콤은 이용자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를 개선하고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 연계한 ‘아이버스(AI와 Universe의 합성어)’ 사업을 추진한다. 다만 지난해 ‘이루다 사태’와 같은 개인정보 유출 및 편향 정보 제공 가능성은 남아 있어 에이닷 이용자 확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16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신규 AI 서비스 에이닷의 안드로이드 오픈 베타 버전과 향후 사업 방향을 발표했다. 에이닷은 SK텔레콤의 AI 사업 컨트롤타워인 아폴로TF의 첫 결과물이다.

아폴로TF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TF장을 맡고 있으며 최태원 회장이 지난 2월부터 SK텔레콤 회장을 겸직하면서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조직이다. 앞서 지난 3월 최 회장은 아폴로TF를 정규 조직으로 확대해 인력과 자원을 대폭 보강하는 등 SK텔레콤의 AI전략 컨트롤타워로 만들며, SK텔레콤을 AI 중심으로 전환하겠단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에이닷 시연 모습 / 사진 = 김용수 기자
에이닷(오른쪽) 시연 모습 / 사진 = 김용수 기자

◇ 에이닷, 시각 기반 서비스···빅스비·시리와의 차별점

이날 공개된 에이닷은 이용자 모바일 기기 조작을 대신 처리해주고, 좋아할 만한 것을 알아서 추천·재생해주는 일종의 '비서 앱'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무엇을 볼지 고민될 때, 취향에 맞는 노래나 팟캐스트를 플레이리스트에 담고 싶을 때, 캘린더에 내 일정을 등록하고 수시로 확인이 필요할 때, 이동전화 요금제·부가서비스·멤버십 혜택을 확인하고 싶을 때 에이닷이 대신 처리한다.

이현아 담당은 “기존 PC 이용자들이 모바일로 넘어왔고, 이제는 모바일에서 AI 에이전트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에이전트의 사전적 의미인 ‘대행’을 할 수 있는 게 AI 에이전트이며, SK텔레콤이 AI 에이전트 시대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고 말했다.

삼성 ‘빅스비’, 애플 ‘시리’ 등 기존 AI 에이전트가 음성 기반으로 제공되던 서비스였다면, 에이닷은 시각적인 요소를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에이닷 최초 실행 시 5가지의 캐릭터 및 8가지의 음색과 더불어 말투(존댓말·반말)를 설정할 수 있다. 아울러 음악 등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설정해 추후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알람 설정 및 일정 관리, 전화 걸기, 문자 보내기 등을 비롯해 날씨·뉴스·운세·백과·증권 등 정보들도 요약된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에이닷에는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누구(NUGU)‘의 기능이 포함됐다. 여기에 거대언어모델(GPT-3) 기반 자유대화 모델이 적용돼, 일상적인 대화와 이용자가 요구하는 특정 작업의 자연스러운 처리가 가능해졌다. 공략 대상은 개인용 소비자 시장이다. 누구가 기업간거래(B2B) 서비스에 그쳤던 것과 달리 에이닷을 통해 AI 사업의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담당은 “에이닷은 시각화된 에이전트와 대화란 상호작용 기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채널뿐 아니라 캐릭터가 주는 친밀감으로 감성 영역까지 터치하고자 했다”며 “본질에 해당하는 목표는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이 시간을 아끼고, 알차게 채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닷은 현존하는 서비스와의 경쟁을 위해 만든 것은 아니다. 가장 가치 있는 시간 자원을 절약해줄 뿐 아니라 알차게 채울 수 있다는 목표가 있다”며 “누구는 약 5년간 월이용자수(MAU) 1000만명이 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5년간 쌓인 서비스 노하우가 에이닷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녹아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에이닷에 사용자 참여형 ‘큐피드’ 서비스 도입했다. 이용자 질문에 AI가 답변을 못하는 경우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다른 이용자를 연결하는 기능이다. “상도동 쪽에 단팥빵 맛집 알아?” 같은 질문 최적을 답변을 제공할 수 있는 이용자를 예측해, 해당 질문을 전달하는 식이다. 이후 제공된 답변을 질문자에게 다시 전달한다.

이밖에 에이닷에선 이용자가 퀘스트를 달성하면 이에 대한 보상으로 ‘콘’과 ‘큐브’란 포인트가 지급된다. 이용자는 포인트로 캐릭터 꾸미기에 이용하는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포인트는 아직 에이닷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에이닷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와 OTT 웨이브, 티맵은 물론 T월드, T멤버십 등과도 연계된다. SK텔레콤은 출시 초 한시적으로 ‘FLO with A.’ 이용권(스트리밍 30회권을 월 3회 제공)과 ‘wavve with A. Lite’ 이용권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매월 90곡의 음악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송·영화·해외 시리즈 등 선별된 콘텐츠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손인혁 SK텔레콤 아폴로TF 에이닷담당, 이현아 SK텔레콤 AI·CO(컴퍼니) 담당, 이상호 SK텔레콤 T3K 담당(CTO), 예희강 SK텔레콤 브랜드전략담당 순 / 사진 = SK텔레콤
사진은 왼쪽부터 손인혁 SK텔레콤 아폴로TF 에이닷담당, 이현아 SK텔레콤 AI·CO(컴퍼니) 담당, 이상호 SK텔레콤 T3K 담당(CTO), 예희강 SK텔레콤 브랜드전략담당 순 / 사진 = SK텔레콤

◇ 에이닷, 이용자 피드백 기반 서비스 안정화 우선···‘개인정보 유출’ 등 우려가 변수

SK텔레콤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에이닷 대화 서비스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학습이 필요한 AI 언어 모델의 특성상 서비스 초기에는 맥락을 벗어난 대화가 이뤄질 수 있지만, 이용자 데이터의 축적을 통해 개선할 계획이다.

서비스도 확대한다. 하반기 중으로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알아서 재생해 주는 나만의 TV ‘마이 TV’를 비롯해 게임 등 신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영어학습·사진관리·컨시어지·전문가 서비스 등을 추가할 예정이며, 제3자(3rd party) 제휴를 통한 서비스 영역 확대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 담당은 “올 하반기 외부 지적재산권(IP) 캐릭터가 적용될 수 있도록 제휴를 진행하고 있고, 연말에는 외부 크리에이터가 직접 아이템을 제작해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협력 생태계 구축도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는 무료다. 서비스 안정화에 중점을 두고 이용자가 늘면 추후 수익모델을 확정할 방침이다. 향후 에이닷을 이프랜드 등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계한 아이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서비스 구체화 방안 마련 등을 위해 별도 팀을 조직 중이다.

손인혁 담당은 “내부적으로 수익모델을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 가입자가 늘면 수익모델도 해결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예컨대 캐릭터 꾸미기 아이템이나, 전문적인 상담 등 특화 서비스가 나온다면 프리미엄 BM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묶어서 멤버십 기능을 만드는 것도 고민은 하고 있지만, 정확한 방향이나 시점 등은 아직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루다 사태’와 같은 개인정보 유출 및 편향 정보 제공 가능성은 남아 있어 에이닷 이용자 확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AI 챗봇 서비스 이루다는 지난해 이용자들과 대화 과정에서 인종차별적 발언과 혐오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같은 우려와 관련 이상호 CTO는 “개인정보는 모델을 만들 때 학습데이터가 필요한데, 학습데이터를 수집할 때 개인정보는 다 필터링 아웃을 했다. 편향정보도 모델을 학습하기 전에 필터링을 아웃하고 학습했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다보니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다”며 “서비스를 오픈 하기 전 내부 테스트를 통해 할 수 있는 만큼 해뒀지만, 그럼에도 위험이 있긴 하다. 대화 피드백을 받아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이닷은 우선 이날 오후부터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안드로이드 단말 사용자는 통신사 상관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앱 내 모든 서비스는 무료이다. SK텔레콤은 출시 프로모션으로 SK텔레콤 이용자들에게 에이닷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무료 제공한다. iOS 버전은 다음달 출시될 예정이다.

이날 현장에는 이현아 SK텔레콤 AI·CO(컴퍼니) 담당과 손인혁 SK텔레콤 아폴로TF 에이닷 담당, 이상호 SK텔레콤 T3K 담당(CTO), 예희강 SK텔레콤 브랜드전략담당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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