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액 같은달 기준 역대 최고 기록
원유·가스·석탄 수입액 1년 사이 2배 늘어

지난달 21일 오전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오전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지난달 무역수지가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수출 실적은 4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76억9000만달러(약 72조8600억원)로 1년 전보다 12.6% 증가했다. 이는 2020년 11월 이후 18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역대 4월 기준 최대치다.

산업부는 “지난해 4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40% 이상 증가해 높은 기저효과가 발생했음에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1~4월 누계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2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품목별로 반도체·석유화학·철강·석유제품·컴퓨터·바이오헬스 등이 역대 4월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전체 수출 호조를 견인했다.

특히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15.8% 많은 108억2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석유화학 수출은 높은 가동률에 따른 생산 확대와 고유가발 단가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6.8% 많은 4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철강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1.1% 증가한 33억7000만달러다. 인프라 투자 확산 등 견조한 글로벌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 물량과 원자재 상승 등에 따른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석유제품은 고유가 영향으로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이어갔고, 가동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68.8% 증가한 49억6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이 외에도 컴퓨터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6.4% 증가한 16억7000만달러, 바이오헬스는 14.2% 늘어난 12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액도 증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은 1년 전보다 18.6% 늘어난 603억5000만달러였다. 수입액 증가는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다. 3대 에너지인 원유·가스·석탄 지난달 수입액은 148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77억2000만달러)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도 수입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 지역 전쟁과 북미와 아르헨티나 지역 가뭄, 도시 봉쇄에 따른 중국 파종 실기 등으로 곡물값이 오르며 농산물 수입액은 24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를 거둔 지난 3월(24억5000만달러)에 근접한 규모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26억6000만달러로 적자였다. 지난 3월에도 수출은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였으나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무역수지는 1억4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산업부는 지난달 무역수지와 관련해 “에너지 수입액이 큰 프랑스, 미국 등도 지난 2월 각각 142억달러, 936억달러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며 “수출 증가 흐름 속 주요국과 비교하면 무역수지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도시 봉쇄 등 글로벌 불안정성이 증대되고 있는 중에도 우리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계속 이어나갔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무역적자가 발생한 만큼 수출입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수출 증가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수출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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