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CU·세븐일레븐, 20대 가맹점주 해마다 늘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최근 2030세대 편의점주가 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쇼핑 시장은 위축되고 있지만 편의점은 ‘근거리 쇼핑’을 내세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사상 첫 5만 점포를 넘어선 편의점은 이제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금융, 렌털 등 다방면으로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은 빠른 성장에 편의점 창업을 꿈꾸는 2030대 젊은층도 늘어나는 추세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과거 편의점 창업은 4050대 퇴직자들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2030세대들이 뛰어들고 있다. 편의점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쉽게 창업할 수 있어 중장년층의 노후 대비 수단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들이 편의점 창업에 나서고 있다.

GS25와 CU의 가맹점주 추이. / 자료=각 사, 표=정승아 디자이너
GS25와 CU의 가맹점주 추이. / 자료=각 사, 표=정승아 디자이너

편의점 빅2 GS25와 CU에 따르면 2019년 전체 가맹점주의 35%를 차지하던 2030세대 비중은 올 1~3분기 44%가량으로 늘었다. 20대만 따로 보면 GS25 기준 2019년 13.5%에서 올 1~3분기 17.3%로 3.8%p 올랐고, CU에서도 같은 기간 6%에서 26.5%로 20.5%p 상승했다. 반면 40대 GS25 편의점주는 2019년 33%에서 올 1~3분기 26%로 7%p 줄었고, CU도 같은 기간 24.7%에서 20%로 4.7%p 감소했다.

◇편의점 5만점포 포화상태에도 20대 창업, 왜?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의 점포수는 지난해 말 기준 총 5만986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4만7829개)보다 3157개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편의점 업계는 점포수 5만개를 넘어서며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MZ세대들은 편의점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취업난과 직장 스트레스로 자신만의 사업을 꾸려나가고 싶은 생각에 편의점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MZ세대 점주는 젊은 감각을 앞세워 편의점 시장의 주력인 4050대 장년층과 차별화하고 있다. 편의점 본사의 일률적이고 통상적인 제품 구성에서 벗어나 SNS에서 유행하는 최신 먹거리를 파악해 매장을 채우고, SNS를 통해 편의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20대 편의점주 지아무개씨(27)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해 편의점을 창업했다. 지씨는 “업무 스트레스가 많았고 무엇보다 개인시간이 없다는 느낌이었다”면서 “사업을 하고 싶은데 여유자금이 많지 않았고, 편의점은 그래도 쉽게 운영할 수 있다는 생각에 편의점을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씨의 사례처럼 20대 편의점주들은 ‘다점포 점주’를 꿈꾸고 있다. 단일 점포로는 수익이 많지 않지만 2개 이상을 운영하는 다점포 점주가 되면 일반 직장인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20대 편의점주 A씨는 “현재 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두 배 이상 벌고 있다”고 했다. A씨는 “다점포 운영을 목표로 편의점 창업을 하게 됐다”며 “상권을 분석해 상품을 들이다보니 수입이 점차 늘게됐다”고 했다.

◇편의점 창업비용 평균 2000만원, 유망 사업?

특히 코로나19 이후 고용 불안이 커지면서 편의점은 2030대 사이에서 도전해볼 만한 사업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편의점은 가맹비와 인테리어 등 수억원의 투자비용이 드는 카페, 개인사업과 달리 창업 비용이 덜 들고 시스템도 안정적으로 갖춰져 있어 경영 노하우가 적어도 점포를 운영할 수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가맹점포는 점포입차비용과 개점투자비용을 합해 2300만원정도가 요구된다. 편의점 인테리어의 경우 본사가 지원해주고 24시간 영업, 수익구조 이익배분율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쉽게 창업 도전할 수 있다.

10년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임아무개씨는 “편의점은 점포 면적이 크지 않아서 보증금이 크지 않고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운영하게 되면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더 저렴해서 쉽게 창업할 수 있다”면서 “점주 입장에서도 보증금을 제외하면 큰 금액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젊은 층이 운영하기에도 부담이 없다”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요새는 편의점 기능이 많아져 복합점포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장년층 편의점주가 예전에 비해 편의점을 운영하기 어려워졌다”며 “고학력 MZ세대들은 많지만 대기업은 일자리가 많지 않고 MZ세대들의 취업난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무엇보다 MZ세대들은 오랜 기간 한 직장에서 일하지 않는 특성이 있고 편의점 창업은 비교적 쉽고 다점포 점주가 되면 중소기업 수준의 월급을 받을 수 있어 젊은 편의점주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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