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에 흠집, 사퇴해야” vs “인사청문회서 소명 기회 줘야”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장관 내정 사실이 발표된 지 10일이 지났지만 매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며 점입가경인 상황에 접어들었다. 결국 지난 17일에는 정 후보자 본인이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했지만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현재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주로 아들과 딸의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과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아들 병역 의혹과 정 후보자 본인의 공무 상 출장 명목 외유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 재임 당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겸임 등 의혹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선 정 후보자 도덕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현 여권 지지자들과 윤석열 후보를 찍었지만 정 후보자를 못 미더워하는 사람들이다. 관가 관계자는 “결국 그가 사퇴할 것으로 본다”며 “본인은 억울하겠지만 친구의 친구인 윤 당선인과 새롭게 출범할 정부, 그리고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모두에 부담만 주게 된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인사청문회를 거쳐 복지부 장관에 취임한 후 현실적으로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어렵다는 사유도 있다. 불법과 탈법은 없어 보이지만 정무적 판단이 작용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과 상식에 정 후보자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이 명확하게 불법이나 탈법으로 확인된 경우가 없는데 의혹만으로 정 후보자가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도 있다. 최소한 인사청문회에서 본인이 소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 등에서 비교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례라는 주장도 있다. 오늘(20일) 정 후보자는 “병역의혹 해소를 위해 아들이 수일 내로 재검을 받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윤 당선인도 정 후보자를 지키는 방향으로 생각을 굳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2가지 시각이 팽팽한 상황에서 최종 선택은 정 후보자 본인이 할 것이다. 단, 현재 정 후보자가 복지부 직원들과 그리고 본인 자녀들까지 모두 염두에 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자녀들은 그렇다 치고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지친 복지부 직원들이 각종 언론 의혹에 일일이 해명자료를 만들고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정 후보자 본인은 의혹에 대해 억울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정 후보자 논란은 그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기자는 2가지 시각 중 비판적 시각에 속해있다. 그가 사퇴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정 후보자 본인 의견을 존중하지만 자칫 실기 가능성도 있다. 그의 현명한 결정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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