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삼표레미콘 공장 공원화 계획 변경
주차장 개발 가능성 사라져···한강 조망권 우려 해소
”최대 걸림돌 해소···공사 본격화될 것”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부영이 서울숲 옆에서 자체 개발 중인 ‘부영호텔 사업’에 먹구름이 걷힌 모양새다. 최대 걸림돌로 꼽히던 건너편 서울숲 주차장 부지의 개발 가능성이 사라지면서다. 멈춰있던 공사도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영이 서울 성수동 성수동1가 ‘뚝섬 특별계획구역4구역’(1만9002㎡)에서 추진 중인 부영호텔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서울숲 주차장 부지 매각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부영호텔 사업은 5성급 관광호텔 1개 동(1087실)과 최고 48층 규모 주상복합 2개 동(340가구), 중대형 공연장(800석 이상)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2020년 착공 승인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서울시가 건너편 서울숲 주차장 부지(1만9600㎡)를 매각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서울시는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공원화 사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시유지인 주차장 부지를 자연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한 뒤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다. 민간에 매각될 경우 120m 높이 40층 규모 아파트 건립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부영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게 될 경우 한강 조망권과 일조권 침해가 불가피해서다. 건물의 가치 하락은 물론 향후 분양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서울숲 부지 개발을 염두에 둔 설계 변경에 나서야 했다. 인허가 절차 등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사업 지연도 우려됐다.

앞서 부영은 2009년 서울시 공매에 참여해 해당 부지를 당시 시세보다 높은 3700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맞은편 부지가 주차장인 만큼 한강 조망권을 영구히 보장받을 수 있는 최고의 입지로 판단해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급변한 건 올해 초부터다. 서울숲 주차장 부지 매각 절차가 중단됐다. 삼표레미콘 공장 공원화가 백지화되면서다. 서울시는 공원이 아닌 새로운 활용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공장 운영사인 삼표산업은 공장 부지를 현대제철로부터 매입한 뒤 서울시와 협의해 부지 활용을 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제안을 수용하면서 공원 계획은 변경됐다. 서울시는 부지가 서울숲에 인접해 있고 중랑천과 한강 합류부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수변 중심의 복합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표레미콘 공장은 지난 28일 공장해체에 착수했다. 오는 6월까지 완전 철거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계획으로 진행할 경우 공원면적 증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숲 주차장 부지 매각의 경우 공원 부지를 팔아서 다시 공원을 짓는다는 게 도시계획적 합리성이 부족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민간에 매각할 경우 대장동 같은 민간 특혜시비 등의 우려가 있어 공원 조성을 포기하고 삼표산업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부영호텔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숲 주차장 매각 계획이 철회됐으니 부영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도 다시 진행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부영 관계자 역시 “부영호텔 사업의 핵심 요소인 한강 조망권을 지킬 수 있게 돼 다행이다”며 “원상복구 됐으니 내부적으로 공사 관련 검토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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