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 국제사업부장과 종근당 글로벌사업본부장 역임···이 대표, 임기 3년 보장 받아
영진약품, 작년 수출 감소로 매출과 수익성 부진···“세파계 항생제 수출 국가 찾아라”

이기수 영진약품 대표이사 사장. / 사진=영진약품
이기수 영진약품 대표이사 사장. / 사진=영진약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영진약품이 해외통인 이기수 전 국제사업부장을 재차 영입,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영진약품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세파계 항생제 매출이 부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영진약품 경영을 맡은 이기수 대표가 올해 수출 실적을 호전시킬지 주목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진약품은 지난 2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기수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2025년까지다. 1966년생인 이 대표는 일본 구마모토대학원에서 세포유전학을 전공한 박사 출신이다. 한일약품과 CJ제일제당 등을 거쳐 지난 2012년 영진약품에 국제사업부장으로 입사한 후 2017년 종근당으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역임한 해외통으로 분류된다. 그는 최근까지 종근당에서 해외수출 및 인도네시아 진출 사업을 담당해 왔다. 일본어 외에도 영어와 러시아어에 능통하다.        

이달로 임기가 만료된 기존 이재준 영진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아 퇴임했다. 이 사장은 지난 2018년 임기 2년으로 대표이사에 첫 선임된 후 1년마다 임기를 연장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실적이 부진한 영진약품 입장에서는 4년 만에 대표를 교체하는 대신 이미 영진에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 받은 이 전 본부장을 다시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특히 해외 수출이 많은 회사 특성상 해외통을 대표로 추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실제 영진약품은 지난해 부진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1961억원을 달성, 전년대비 5.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3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116억원으로 전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이같은 실적 부진 원인과 관련, 글로벌 사업의 주요 품목인 세파계 항생제 완제 및 원료 수출 물량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저조했고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등에 수출하는 신시장사업 부문이 해외 등록 및 허가 지연으로 매출이 저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영진약품이 지난 2017년 3월 일본 사와이제약과 1815억 6028만원 규모로 체결한 세파계 항생제 완제의약품 공급계약의 수출 물량 감소가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제약업계 관계자는 “영진약품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해외수출이 차지하고 이중 90% 가량을 일본이 점유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세파계 항생제 수출 저조가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영진약품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15.93%에 그친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 2020년 전체 매출의 29.89%를 해외수출이 차지한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영진약품 주요품목을 보면 ‘크라모넥스’, ‘세파클러’, ‘세프타지딤’ 등 항생제(15.61%), ‘하모닐란액’ 등 경장영양제(15.19%), ‘오마론’, ‘코디핀’, ‘크레아진정’ 등 순환기계 치료제(11.51%), ‘로도핀’, ‘하이셉트’, ‘콜리날’ 등 정신신경계 치료제(11.25%) 등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영진약품은 이번 이 대표 취임을 계기로 올해 매출 증대와 수익성 향상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해외의 경우 기존 거래처와 관계 유지를 통해 매출 및 수익성 안정화를 도모하고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한 성장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세파계 항생제 완제 및 원료를 수출할 수 있는 해외 국가를 찾는 것이 급선무로 판단된다.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한 영진약품 주요 품목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자사 생산 제품 중심 매출 및 이익 성장을 통해 영업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영업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즉 ‘상품’이 아닌 ‘제품’ 제조를 통해 매출과 수익성 모두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상품’은 다른 업체가 제조한 품목을 판매만 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제품’은 자사가 직접 제조한 품목을 말한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영진약품의 상품 매출은 73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7.7%로 집계된다. 상품 매출 규모는 전년 615억원에서 20.2% 늘었다. 현재 영진약품의 대표적 ‘상품’은 하모닐란액으로 지난해 297억80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하모닐란액이란 대형 품목으로 인해 영진약품의 상품 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나머지 품목은 대부분 영진이 제조한 ‘제품’이어서 회사가 국내 영업에 주력하고 일본 등 해외에서 이 대표 인맥을 활용하면 매출 증대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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