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 강화 예상···안보와 경제 연결되는 국제 정세 속 미국 진출한 주요 韓기업들에 긍정적 영향 전망
"한미동맹 강화가 한반도 정세 안정감 더 끌어올린다는 것도 기업들에게 도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 동맹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정부와 다른 외교정책 기조를 가져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미국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던 국내 기업들 사이 기대감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2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 미국에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을 파견키로 했다고 밝혔다. 단장은 박진 의원으로 하고 한미 관계 관련 분야 전문가 5명 내외로 구성될 예정이다. 외무부 출신인 박 의원은 한미의원외교협의회 부회장,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외교통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이전 정부보다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 줄타기하던 외교에서 벗어나 대북문제, 경제협력 등과 관련해 우방인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처럼 달라질 정세가 국내 기업들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일단 재계에선 한미관계 재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재계에선 그동안 트럼프, 바이든 정부가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펼침에 따라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미국과 대화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사실상 국가를 먹여 살리는 대표적 산업들만 봐도 한미관계 훈풍 분위기에 긍정적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군 모두 미국정부와의 공조가 절대적으로 강조된다.

경제가 안보와 연결되는 분위기 속에서 반도체 부문에서의 미국과의 공조는 특히 중요하다. 지난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미국이 얼마나 반도체 산업에 비중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의에 외국기업으로 삼성전자가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 사장이 참석했다”며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170억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00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에 있어 소외되지 않으려면 정부 간의도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양국 간 정부의 긴밀히 협조가 가장 중요한 부문으로 꼽히는 분야가 반도체다.

자동차 부문 역시 미국시장의 중요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시장은 단순히 시장이 크다는 것 외에도 친환경 등 세계 자동차 시장의 기준을 선도하는 곳이기 때문에 완성차기업 입장에서 특히 중요하다”며 “강대국 논리가 작용하는 국제사회에서 한미관계가 자동차 산업 진출에 줄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특히 미국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에 판매 법인과 공장 법인을 따로 두고 운영한다. 현대차 미국공장 법인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2370억원을 기록해 전년 1조191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수차례 미국을 찾은 바 있다.

전기차 보급과 함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배터리 부문 역시 미국시장 투자는 생존을 위해 필수로 여겨진다. 배터리 업계 인사는 “미중 갈등이 깊어지면 미국이 중국 배터리를 견제하는 분위기가 강화되고 ‘K배터리’가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시장에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의 행보가 적극적이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미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강화 및 미국 EV 시장 개화로 현지에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 중 LG에너지솔루션이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미동맹 재건이 오히려 한반도 정세에 안정감을 가져와 기업들의 리스크를 줄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미동맹이 강화될수록 오히려 북한과의 대화도 활발해질 수 있고, 이런 분위기가 한국기업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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