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1월 중순 붕괴사고 이후 정비사업 수주액만 7000억···파격적 사업요건에 브랜드 리뉴얼 가능성 솔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퇴출 분위기가 조성되던 HDC현대산업개발에 단비같은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HDC현산이 경기도 안양 관양현대 재건축 수주에 이어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 재개발 사업까지 수주하면서 사고 발생 50일 가량 지나며 아이파크 보이콧 움직임도 사그라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이 지난달 정비사업분야에서 쌓은 수주고만도 7000억원에 달한다. 관양현대와 월계동신 모두 HDC현산이 사업 초기부터 공들여온 곳으로 HDC현산에 대한 조합원들의 지지가 압도적이었으나, 광주 사고 이후 승패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이미 HDC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해 둔 조합들은 HDC현산이 시공에 참여하지 말 것과 함께 정비업계 퇴출까지 요구하며 아이파크 보이콧 기세는 거세졌다.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 시공사에서는 조합원들의 반발로 시공사에서 빠지게 됐고, 광명11구역 조합원 역시 시공에서 빠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부산 촉진3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 교체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그러나 파격적 공약에 의한 연속 수주로 기존 조합들의 시공사 교체 요구는 잠재울 수 있을 것이란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신규 수주를 위해 내건 구조적 안전 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간 보장 및 재해 등과 관련한 민원 발생 시 회사가 100% 책임을 부담하는 요건 등은 타 정비사업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여기에 훼손된 아이파크 브랜드를 대신할 새 브랜드 적용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HDC현산은 월계동신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 또는 브랜드 리뉴얼 단행시 최초로 활용할 것을 약속하는 등 회유책을 내놓았다.

한편 이번 결과로 HDC현산이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중견건설사들의 서울 정비사업장 진출 문턱은 높다는 게 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HDC현산과 대결한 코오롱글로벌은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 사업 확대 발판을 마련하고자 조합에 ▲사업추진비 1000억 지원 ▲조합원 환급금 선지급 ▲경쟁사 대비 저렴한 공사비 등을 제안했다. 그럼에도 부실공사에 대한 반사이익 득표율은 전체 800명 가운데 49명에 그쳤다.

코오롱글로벌은 노량진3구역에서 포스코건설과 대결에서도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2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3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코오롱글로벌이 수주에 실패하더라도 일정수준 이상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형건설사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보니 그렇지 않았다”라며 “이번 결과로 중견건설사들의 경쟁 의지는 한풀 꺾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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