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같은날 ‘여성인권 유튜브’ 녹화
심상정, 페이스북에 ‘성평등부 강화’ 맞불

사진= 각 후보 페이스북
윤석열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여가부 폐지를 놓고 다른 입장을 밝혔다. /사진= 각 후보 페이스북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2030 세대 내에서 성별간 표심이 엇갈리는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개적으로 올리면서 ‘이대남(20대 남성)’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심상정 후보가 ‘성평등부(여성부) 강화’를 밝혀 젠더이슈가 뇌관으로 부상하는 조짐이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올렸다. 부연 설명은 없었다.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는 기존 공약에서 아예 폐지로 돌아선 것이다.

일곱 글자의 파급력은 컸다. 해당 페이스북 게시글에 5시간만에 5000개가 넘게 달렸다. ‘이대남’을 중심으로 호응 댓글이었다.

이를 놓고 윤 후보가 젊은 남성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는 최근 강성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신지예씨를 새시대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급락한 바 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당을 지지하는 민심이 이를 더 원한다는 판단에 윤 후보가 며칠 전 여가부 폐지 공약을 결심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여가부 폐지를 놓고 젠더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성평등부(여성부) 강화’라고 올리며 맞불을 놓았다. 윤 후보 페이스북 글을 비판하면서 2030 여성 표심을 공략한 것으로 읽힌다. 윤 후보가 하늘색 바탕화면에 글을 올린 것과 달리 심 후보는 성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바탕으로 했다.

국회 여성가족위 민주당 간사인 권인숙 의원도 윤 후보의 SNS와 관련해 “노골적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성별로 편을 갈라 20대 남성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게으른 사고가 지겹고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현재까지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고 있다.

윤 후보의 이날 페이스북 글은 공교롭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성 인권을 주로 다루는 유튜브 ‘닷페이스’에 출연했다가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시점에 올라왔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글에서 “제가 출연한 미디어에 대한 우려와 논란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어떤 청년의 목소리도 (청취하는 것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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