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단가 인상 이슈 나와···지난해 7월 이후 두 번째
부동산 공급 정책이 주류라는 점도 긍정적인 재료
원자재 공급 불안, 정책 실현 이슈 탓에 모멘텀 지속 어렵다는 지적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시멘트주들이 새해 초부터 일제히 반등에 나서면서 향후 주가 추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시멘트 제조사들이 지난해 7월에 이어 최근 다시 한 차례 시멘트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언급되는 부동산 공급 정책 이슈가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까닭이다.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시멘트주들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를 12만2500원으로 시작한 아세아시멘트는 전날 14.34% 급등하며 13만9500원까지 올랐다. 이날 역시 장중 9% 넘게 오르며 전날 강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아세아시멘트는 지난해 9월 15만7500원까지 오른 이후 지난해 12월 10만7000원까지 하락하는 추세에 있었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다른 시멘트주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전날 15.47% 상승했고 이날도 4%대 상승 흐름을 보였다. 한일시멘트와 고려시멘트, 쌍용C&E 주가도 전날 각각 5.48%, 7.44%, 2.73% 상승했다. 이들 대부분 지난해 하반기만 하더라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종목들이었다.

시멘트주들의 주가 상승은 시멘트 가격 인상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전날 쌍용C&E는 내달부터 1종 벌크시멘트 고시 가격을 톤당 9만30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가격 대비 약 18% 올린 것이다. 시멘트 시장 점유율 상위 업체인 쌍용C&E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다른 시멘트 업체들 역시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멘트 가격은 2014년 이후 수년째 동결됐을 정도로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5.1% 인상됐고 이번에 다시 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된 것이다. 시멘트 제조에 사용되는 유연탄과 요소수, 전력비, 물류비, 환경부담금, 인건비 등 원가부담이 커진 컷이 시멘트 가격 인상의 배경이 됐다.

시멘트 가격 인상을 두고 시장 기대를 넘어서는 이벤트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협상 결과에 따라 인상폭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정 실적에 반영하기에 무리가 있다”면서도 “가격 인상 통지는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이벤트이며 지난해 4분기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매출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쌍용C&E에 큰 호재”라고 분석했다. 

이번 가격 인상 이슈는 시멘트 업종의 높은 가격 전가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주목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을 제품가에 반영할 수 있는 지 여부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연이은 제품가 인상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정책적인 호재도 시멘트 업종의 긍정적인 재료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추진으로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방향을 튼 상태이고 서울시는 ‘재건축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 사업’을 통해 공급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 3월 열리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주택 공급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평가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착공 후 6개월까지는 골조 공사로 인해 시멘트, 콘트리트파일 등 착공재 업체들이 수혜를 받는다. 주택 건설이 시작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시멘트 업체들이 수혜를 받게 되는 것이다. 착공 12개월이 지나 골조 공사가 끝이 나면 창호와 석고보드 등 중간재 기업들의 이익이 성장하고 2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바닥재, 페인트 등 마감재 업체 매출이 늘어난다.  

다만 상승 모멘텀이 지속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제품가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원재료 가격이 상승세를 멈추고 다시 하락하는 것이 중요한데 글로벌 공급망 차질 이슈로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책적인 호재 역시 실제 실적으로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 투자 심리가 유지되기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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