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EU 집행위, LNG선 독점 우려로 합병 불승인 방침”
EU 반대시 합병 사실상 무산···내년 1월 최종 결론 발표 예정

한국조선해양 LNG선
한국조선해양 LNG선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유럽연합(EU)이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불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이 불승인 결정을 내리면 정부가 주도한 조선업 ‘빅딜’은 사실상 무산된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와 싱가포르 CNA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연합이 이번 인수를 승인하면 글로벌 조선 시장이 '빅3'에서 '빅2'로 재편되고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면서 독과점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은 그동안 두 회사 합병에 대해 LNG선 시장 독과점에 대한 해결책을 현대중공업 측에 요구해왔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조선소 일부 매각을 제안하면서 유럽연합 측을 설득해왔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크루즈선 분야 글로벌 1·3위 회사인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와 프랑스 아틀란틱조선의 합병도 불허한 바 있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유럽연합·일본·중국·싱가포르·카자흐스탄 등 6개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 싱가포르로부터는 승인 결정을 받았고 현재 한국, EU, 일본의 결정만 남아 있다.

특히 유럽연합의 경우 국내 조선업계에 선박 주문을 하는 해운사들이 몰려 있어 이번 빅딜의 최대 관건이다. 유럽연합은 2019년 12월 합병승인 심사를 시작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심사를 중지하다가 최근 내년 1월 20일까지 최종결론을 내기로 결정한 상태다.

유럽연합이 기업결합 심사에 반대하면 정부가 주도한 조선업 빅딜은 무산되고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기업으로 다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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