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선박 선별수주 여파”
中 컨테이너선 발주 급증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올해 한국 조선이 전 세계 수주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줄 전망이다. 중국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향후 2∼3년간의 수주잔고(남은 건조물량)를 이미 채웠지만 물량에서 중국에 밀렸다.  

한국조선해양의 LNG 운반선./ 사진=연합뉴스
한국조선해양의 LNG 운반선./ 사진=연합뉴스

5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11월 전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4498만8224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중국은 2191만8790CGT로 48.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수주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695만7415CGT(37.7%)로 뒤를 이었다.

앞서 한국은 극심한 조선업 불황기였던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전 세계 수주 1위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올해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에 500만CGT 차이로 뒤졌다. 올해 수주 1위 타이틀은 중국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해상운임 급등에 따라 작년 대비 10배 이상 발주가 급증한 컨테이너선 수주를 싹쓸이하면서 한국을 추월했다. 중국은 올해 1∼11월 컨테이너선 전체 발주량 1910만3190CGT에서 59%인 1126만3944CGT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중국 발주량의 절반이 조금 넘는 659만6281CGT(34.5%)를 수주했다.

컨테이너선은 초대형 규모나 친환경 연료 추진선을 제외하고는 건조가 어렵지 않아 중국이 주력하고 있는 선종이다. 다만 수익성은 크지 않다. 반면,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LNG 운반선은 전 세계에서 592만3793CGT가 발주됐다. 이중 한국은 91.0%인 538만8722CGT를 수주했다. 중국 수주는 53만571CGT(9.0%)에 그쳤다. LNG선은 LNG가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선종 중에서 가격이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근 친환경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대부분 발주되는 LPG 운반선도 한국의 수주 점유율은 70.4%에 달했다. 중국의 수주율은 18.3%에 불과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빅사이클’을 맞아 발주가 많이 증가했다”며 “도크(건조공간)가 제한된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고수익선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국내 업체들은 2∼3년치 수주잔고를 채운 상황이기 때문에 양적 수주량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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