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엔티파마, 中 아펠로아제약과 공동연구 협약 체결···“뇌졸중 혁신 치료제 개발”
中 아이맵에 기술이전한 제넥신···“성장호르몬 제제·면역항암제 개발 협력”
전문가 “중국, 혁신신약 인허가 문턱 낮아져···국내 기업들, 중국 필두로 글로벌 확장 나설 것”

지엔티파마와 아펠로아제약이 뇌졸중 치료제 '넬로넴다즈'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중국 병원. / 이미지=지엔티파마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중국 제약사들과 손잡고 신약 개발에 나섰다. 중국 당국이 최근 해외 혁신 신약에 대해 문턱을 낮추면서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 필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은 국내 기업의 기술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국내 업체는 중국 시장 선점 기회를 얻게 돼 서로 윈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신약 임상제도와 허가 절차를 간소화했다. 특히,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신약은 특별 승인하는 방침을 세워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에서 신약 출시 허가를 진행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빠른 인허가와 규제 완화 기조에 국내 바이오업체들도 중국을 진출 1순위로 꼽아 협력에 나섰다.

국내 바이오업체 지엔티파마는 지난 2009년 중국 아펠로아제약과 공동 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뇌졸중 치료제로 개발 중인 ‘넬로넴다즈’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엔티파마는 아펠로아제약과 넬로넴다즈의 제형과 완료의약품 생산공정 개발, 임상시험 진행 등을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전역의 39개 대학병원 뇌졸중 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3상은 환자 948명 모집을 목표로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171명의 환자를 등록했고, 2024년까지 3상을 완료해 중국 뇌졸중 치료제 시장 확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경계 질환 중 사망률 1위인 뇌졸중은 치명적인 질병으로 꼽힌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뇌졸중 환자는 340만명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230만명이 사망하고 생존자의 50% 이상이 장애를 겪고 있다. 이에 중국 규제당국이 뇌졸중 신약 개발을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임상 단계의 뇌졸중 혁신신약으로 1.1등급을 판정받은 넬로넴다즈도 신속심의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지엔티파마 관계자는 “중국에서 혁신신약을 지정된 넬로넴다즈의 임상 3상을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완료해 중국 뇌졸중 환자의 사망과 장애를 줄일 수 있도록 아펠로아제약과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미지=지엔티파마
지엔티파마가 개발 중인 뇌졸중 치료제 '넬로넴다즈'. / 이미지=지엔티파마

제넥신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바이오 기업 아이맵과 파트너십을 맺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 이전을 통해 중국 시장 진출 기회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성장호르몬 결핍치료제 ‘GX-H9’을 개발 중인 제넥신은 지난 2015년 아이맵에 기술이전했다. 중국에서 1·2상을 거쳐 올 초부터 피험자 165명을 대상으로 3상 투여를 진행하고 있다.

제넥신의 GX-H9은 매일 투여해야 하는 기존 성장호르몬과 달리, 주 1회 또는 2주 1회 투여하는 지속형 성장호르몬이다. 앞서 진행된 1·2상에서 매일 주사하는 제품인 지노트로핀보다 우수한 키 성장 결과가 확인됐다.

제넥신은 기술이전 이후에도 아이맵과 원활한 임상 진행을 위해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아이맵은 최근 중국의 대형 제약사 점프캔 파마슈티칼과 상업화 계약을 체결해 GX-H9의 중국 내 영업 판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이맵은 2024년 중국에서 GX-H9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제넥신은 현재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GX-I7’에 대해서도 아이맵과 지난 2017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에서 삼중음성 유방암과 두경부암 등 고형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제넥신이 아이맵과 처음 기술이전 계약을 맺을 당시 아이맵은 비상장 벤처 기업이었다. 다만 제넥신은 항암제 등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이 큰 중국에서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성장 중인 아이맵을 파트너사로 택했다.

제넥신 관계자는 “당시 아이맵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의지가 매우 컸다”며 “실제 나스닥에 상장 이후로 제넥신이 개발한 물질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직 국내에서의 임상 진행 계획은 없지만, 중국을 비롯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제넥신은 앞으로도 아이맵 등 중국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 모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파트너사들과 협력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업체들이 중국에서의 신약 출시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미래성장부문장은 “지난해 신약 등록 규제와 관련 중국 당국이 4개의 특별등록 채널을 신설했다”며 “이에 국내 바이오업체들이 중국 기업과 공동연구나 유통협력을 발빠르게 진행하고, 중국을 필두로 해외로 진출하는 전략을 펼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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