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때 8200만원 돌파···국내 투자자, 증시에서 암호화폐 시장으로 이동
이더리움 한달 동안 31.82% 상승···비트코인보다 상승률 높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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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기욱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호재 이후 상승세를 이어온 비트코인이 국내 시장 기준 약 7개월만에 최고가를 경신하는데 성공했다. 지난달말 중순 최고가에 근접한 이후 한동안 조정국면에 진입했던 비트코인 시세는 국내 증시 부진,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더리움의 경우 선물 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비트코인보다 가파른 가격 상승 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13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8175만원을 기록한 이후 약 2주간 가격이 하락했던 비트코인이 지난 6일부터 다시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지난 6일 7400만원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다음날인 7일 7600만원까지 상승했으며 8일 8150만원을 넘어섰다. 9일에는 8200만원을 돌파하며 지난 4월 이후 약 7개월만에 최고가를 경신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하락해 12일 오후 기준 78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ETF 승인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수익 실현을 위한 물량이 늘어나며 하락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반등에 성공한 것은 국내 증시 부진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오랜 기간 국내 증시가 박스피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자 국내 투자자들이 암호화페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10거래일동안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총 1조3378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업비트의 하루 평균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12조4925억원으로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대금(10조9964억원)을 추월했다.

전세계적인 소비자물가상승률 상승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주요 암호화폐들이 금(金)과 같은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2%로 31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 역시 지난달 3.2%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만의 최고치에 해당한다.

한편 비트코인과 함께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더리움은 선물 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비트코인보다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이더리움은 580만원을 돌파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전월(440만원) 대비 31.8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6770만원에서 8200만원으로 21.12% 상승했다. 12일 기준 이더리움의 가격은 약 570만원으로 9일 최고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적으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시타델’의 창업자 켄 그리핀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가 비트코인에 비해 더 적은 에너지를 쓰고 더 빠른 속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향후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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