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복지부 차관 하마평 확산에 공단 노조 반발···청와대 움직임에 관심 집중

그래픽=시사저널e
그래픽=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다음 달 임기가 만료돼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강도태 전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내정됐다는 하마평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건보공단 노조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13일 복지부와 건보공단에 따르면 현 김용익 공단 이사장 임기는 오는 12월 28일 만료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임기 3년을 채운 후 1년 연장했던 김 이사장은 올해는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조기 밝혔다. 이에 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이사장 초빙공고를 내고 지난 5일 서류 접수를 마감한 데 이어 12일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서류 접수 마감을 앞두고 공단 이사장 하마평에 현 정부 고위 공직자 출신들이 올랐다. 이태한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과 강도태 전 차관, 김연명 전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허윤정 전 국회의원 등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1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은 복지부 낙하산 인사 논란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백 의원은 “현재 건보공단 이사장에 복지부 전 차관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있다”며 “건보공단과 연금공단 이사장은 중요한 자리다. 자리보전용 낙하산 인사라면 국민들이 분노할 것”이라고 질의했다. 이에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공단 이사장 인사는 임추위를 구성, 공모 절차를 거쳐 한다"며 ”낙하산 인사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번 논란의 주인공인 강 전 차관은 1970년생이다. 경남 진주 출신인 그는 서울 면목고등학교와 고려대 무역학과(86학번)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 35회로 복지부에 입부했다. 건강보험정책국장과 보건의료정책관, 보건의료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후 지난해 9월 제2차관으로 부임, 1년 동안 보건의료 담당 차관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문제는 그의 퇴임 과정이다. 류근혁 당시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사회정책비서관을 챙겨주기 위해 청와대가 강 전 차관을 교체하고 후임자에 류 비서관을 임명했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이에 이번 강 전 차관의 낙하산 논란에 앞서 청와대를 우선 비판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소식통은 “차관은 정무직이고 강 전 차관은 1년 넘게 근무했기 때문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지만 정권 말 청와대 비서관을 차관으로 내려 보내는 인사를 원칙으로 보기 힘들다”며 “이번 낙하산 논란은 청와대의 잘못된 인사 후유증으로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 전 차관의 낙하산 논란에 대해 공단 노조는 반발했다. 공단 노조는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복지부는 퇴직관료의 건보공단 이사장 자리 챙겨주기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노조는 “복지부 퇴직관료 자리를 챙겨주기 위한 공단 이사장 꽂기는 공단 출범 이래 어떤 정권에서도 없던 일”이라며 “전직관료를 이사장에 임명하는 것은 공단을 복지부 말단 하수인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공단 노조 등 강 전 차관의 공단 이사장 임명을 반대하는 세력이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되는 시점으로 분석된다. 임명권자가 대통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 움직임도 중요 변수로 풀이된다. 복수의 소식통은 “현재로선 강 전 차관을 공단 이사장에 지원하는 세력이 복지부인지 청와대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정권 말 청와대가 인사에 부담을 갖고 논의할 가능성이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