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입선 다변화 대책 내놓지만 국내 수급 불균형 문제 해소 먼저라는 지적
온라인선 10배 가격 인상해 되파는 등 ‘사재기’ 조짐 포착

요소수 품귀현상에 주유소에도 요소수 공급이 원활히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3일 오후 경기도 의왕ICD 인근 주유소 모습 / 사진=연합뉴스
요소수 품귀현상에 주유소에도 요소수 공급이 원활히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3일 오후 경기도 의왕ICD 인근 주유소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서지민 기자] 물류트럭 운행에 필수적인 요소수가 품귀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러시아나 인도네시아로부터 요소수를 확보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수입선 다변화 대책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의 품귀사태 해소를 위해서는 국내 사재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물류트럭 운행에 필수적인 요소수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요소수는 경유차량에 부착돼 있는 배출가스 저감장치(SCR)에 넣어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물질이다. 제때 요소수를 넣어주지 않으면, 시동이 아예 걸리지 않거나 출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특히 국내 물류트럭의 60%가 SCR을 부착하고 있어 요소수는 필수다.

요소수는 석탄에서 채취하는 원료인 요소를 이용해 만든다. 국내 요소의 3분의 2가 중국산인데, 최근 중국이 석탄 부족으로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품귀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일 관계부처 긴급회의를 열고 긴급한 요소수 물량에 대해서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인도네시아 등 요소 수입선 다변화, 국내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등의 대책을 내놨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요소수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요소수 품귀현상은 사실이지만, 아직 국내 요소수 재고가 전혀 없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요소수 판매업체는 “중국산이든 러시아산이든 수입만 되면 다행이지만, 국내 공급 일정이 불확실하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어 “2~3주 전부터 요소수가 부족해지는 걸 체감했다”고 밝혔다.

또 서울 관악구의 한 주유소 사장도 “원래 한번 들어올 때 100개씩 들어오는데, 이번엔 업체로부터 15개만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연락을 받았다”며 “언제쯤 받을지 확실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요소수 사재기 현상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포착되고 있었다. 대전에 위치한 한 주유소는 “어제 요소수 20통을 대리점으로부터 받았는데, 먼저 달라고 연락을 했던 사람에게 팔았다”며 “최근 한 사람이 10개씩은 사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에서 만난 한 물류트럭 기사는 “요소수가 부족해진다는 걸 알게 되면서 불안해졌다. 친한 주유소에 부탁을 해놓고 아는 기사들끼리 같이 가서 일단 1~2달치를 먼저 사놨다”고 전했다. 

요소수 품귀난에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요소수가 평소보다 10배 가까이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 사진=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캡처
요소수 품귀난에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요소수가 평소보다 10배 가까이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 사진=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캡처

온라인 카페에서도 요소수 확보 인증글이 올라오고 있다. 당장 쓸 요소수가 없어서 구하는 사람 뿐 아니라 나중에 요소수가 부족해질 것을 염려해 일단 하나씩 사두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는 1개(10L)당 최대 13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대란 이전에 요소수는 1개당 1만~2만원에 거래됐었다. ‘인기매물’란에도 요소수 판매글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요소수 사재기 부족현상 해결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글 작성자는 “요소수 수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급격히 퍼지면서, 사재기를 하고 유통이 잘 안되는 것 같다”며 “마스크 대란 때처럼 사재기 단속과 유통단계 점검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정부도 국내 요소수 재고 물량 및 수급 현황을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구체적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환경부는 3일 긴급회의를 열고 국내 요소수 제조업체와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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