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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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로백 3.5초’, ‘최고출력 580마력’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자동차한테는 낯설었던 단어들입니다. 

2. 국내에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고성능 모델이 들어오면서, 현대차에 대한 저평가는 가속화됐습니다. 고성능차를 언급할 때 “현대차에서 무슨 속도감을 느낄 수 있겠냐”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콧방귀를 뀌었죠.

3.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수십년간 고성능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대중적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며 중저가 모델 판매에 집중했죠.

4. 이후 투스카니나 벨로스터와 같은 스포츠형 모델이 나오긴 했지만 잠깐 반짝하는 수준에서 끝났습니다. 

5. 그러던 중 최근 나온 아반떼N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아반떼N은 아반떼에서 이미 입증된 디자인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터보시스템을 탑재해 최고출력 280마력, 제로백 5.3초의 주행성능을 발휘하는 ‘일상용 스포츠카’를 완성했습니다. 

6.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넘나드는 고가의 스포츠카에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돌려야 했던 사람들에게 아반떼N은 저렴한 가격에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차량으로 급부상했습니다. 

7. 전기차 시대 초입에서 현대차는 또다시 진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감에 따라 그동안 통곡의 벽으로 불렸던 고성능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입니다. 

8.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고성능 버전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내년 출시 예정인 기아 EV6 GT모델의 경우 한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빠른 차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V6 GT는 최고출력 584마력, 최대토크 75.5kg·m, 제로백 3.5초, 최고속도는 260km/h입니다. 

9. EV6 GT는 람보르기니 우루스, 벤츠 AMG GT, 맥라렌 570S, 포르쉐 911 타르가 4, 페라리 캘리포니아 T와 400m 단거리 레이스를 펼친 결과 2위를 기록하며 기존 슈퍼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10. 최근에는 WRC, WTCR, ETCR 등 세계 최정상급 모터스포츠대회에서 우승컵을 싹쓸이하면서 전세계 고성능차 시장에서 ‘현대차’ 명성을 드높이고 있습니다.

11. ‘어른들의 장난감’ 중 최고봉으로 꼽히는 스포츠카에서 걸출한 국산 장난감이 나오는 날도 그리 먼 미래는 아닌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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