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26일 가계부채 보완대책 발표 예정···DSR 2단계 규제 조기 시행 전망
2금융권 40% 적용·카드론 포함 방안도 거론···대출 영업 위축 불가피

자료=각 사/표=김은실 디자이너
자료=각 사/표=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보완 대책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익성 개선에 대한 보험업계, 카드업계 등 2금융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기 시행이 유력시되면서 금융당국이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2금융권에도 DSR 40% 규제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장기카드대출(카드론)까지 DSR에 포함될 경우 국내 카드사들의 실적은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되며 보험업계 역시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대출 조이기 행보가 중·소형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 1조4000억원···규제 강화 전망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내일(26일)로 예정돼있는 ‘가계부채 보완대책’ 발표를 앞두고 가계부채 관리방안 당정협의를 열었다. 국회에서 만난 여당과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가계부채 관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수요자 애로 사항 등을 최종 점검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가계부채 보완 대책의 핵심 내용으로 거론되는 것은 내년 7월 시행될 예정이었던 DSR 2단계의 조기 적용이다. DSR은 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을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대출 규제를 의미한다. 현재 1금융권에는 40%의 규제가, 2금융권에는 60%의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적용되고 있는 차주단위 DSR 규제 1단계는 규제지역 내 6억원 초과 주택을 구매하는 주택담보대출과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해서만 선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애초에 내년 7월(총 대출액 2억원 초과)과 2023년 7월(총 대출액 1억원 초과)에 단계적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로 인해 그 시기를 앞당기게 됐다.

또한 2금융권에 대해서도 DSR 규제 비율을 40%로 적용하고 내년 7월에 DSR 산출에 포함될 예정이었던 카드론도 보다 빠르게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당정협의에 참석했던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련 내용에 대해 “그 부분은 오늘 논의된 바 없고 정부 측에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금융당국이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2금융권 규제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5000억원으로 8월(6조1000억원)보다 오히려 4000억원 늘어났으며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1조4000억원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나·롯데카드 카드론 비중 8.3%로 최고···보험업계, 대출 조이기 확산 불가피

카드론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DSR규제에 포함될 경우 수익성 개선에 대한 국내 카드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내달 이뤄질 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작업이 추가 인하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카드론 영업까지 위축되면 내년도 실적 악화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나카드와 롯데카드 등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카드론 비중이 높은 카드사들이 보다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상반기 기준 하나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은 2조2834억원으로 전체 카드 이용액에서 8.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내 7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롯데카드 역시 8.3%(3조1689억원)으로 동일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7.25%로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해(6.5%)와 비교해 카드론의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대출 조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보험업계의 경우 대출 규제 움직임이 중소형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상반기 기준 생보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계대출 잔액(39조6008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이미 지난달 DSR 운영기준을 자체적으로 4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손보업계 가계대출 1위 삼성화재(15조9011억원) 역시 이달 들어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 잔액이 4.38%, 3.78%씩 증가했다.

이외에도 4.8%로 손보업계에서 가장 높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DB손해보험도 신용대출 신규 영업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했으며 4.07%의 증가율을 기록한 KB손해보험도 주식매입자금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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