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강수사 후 영장 청구 가능성···김만배 영장기각 부담된 듯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검찰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의 핵심 인물인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석방했다. 검찰은 아직 관련 조사가 충분하지 않아 남 변호사를 일단 풀어준 뒤 다시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20일 “오전 12시20분쯤 피의자를 석방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체포 시한 내 충분히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일단 석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에 대한 체포시한은 이날 오전 5시쯤이다.
검찰은 지난 18일 오전 5시쯤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남 변호사를 체포했다. 남 변호사가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인데다가 법원으로부터 사전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만큼 구속영장까지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검찰은 또 다른 핵심인물인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수사보완을 이유로 석방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을 추진한 남 변호사가 김씨 등과 공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개발 수익 25%에 해당하는 700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고 의심한다. 또 남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주인 유원홀딩스에 건넨 투자금 35억원이 뇌물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오늘 내일 사이 남 변호사를 재소환해 추가 조사를 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2명에게 돈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50억 클럽’은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해 화천대유자산관리가 로비대상으로 삼았다는 인물들이다.
검찰은 ‘50억 클럽’ 중 돈을 받았다는 인물 1명이 곽상도 무소속 의원(전 국민의힘)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화천대유 측은 6~7년간 직원으로 근무한 곽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