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 “해외 사업서 문제 발견 안 돼”
부실 있더라도 인수 불발 가능성 낮아
정 회장 대우건설 통해 외연 확대 의지 확고

중흥그룹은 내부적으로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3년 내 상장 대형 건설사를 인수하겠다는 정창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관련 실사를 이번 주 완료할 계획이다.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이 강조했던 재계 20위권 집입에 한 발 더 가까워진 모습이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실사가 이번 주 마무리 될 전망이다. 중점적으로 들여다본 해외 사업에선 인수에 문제가 될 만한 부실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 인수가 임박해지면서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의 ‘재계 20위권 도약’ 꿈도 한발 더 가까워진 모습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회계법인 삼일PwC와 법무법인 광장과 함께 대우건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규모 우발채무나 추가 부실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이번 주 실사를 마무리하고 곧바로 주식매매계약(SPA) 가격 협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중흥건설은 이번 실사에서 해외 사업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과거 해외 부실 문제로 대우건설 매각이 무산된 사례가 있어서다. 앞서 2018년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대우건설이 갖고 있던 해외부채를 우려해 스스로 인수를 포기했다.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은 호반건설 인수 철회 사태 이후 산업은행이 관리에 나서면서 리스크가 크게 줄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나 해외 비중이 높은 토목∙플랜트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31.7%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사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다. 다만 작년에 수주한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실적이 하반기부터 인식되는 만큼 매출은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예기치 못한 부실이 발견되더라도 중흥건설이 인수를 중도 포기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 회장의 인수 의지가 확고해서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재계 2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대형 건설사가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흔치 않은 만큼 지금이 외연 확대를 위한 최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해외건설 등 사업 다각화와 전국구 브랜드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부실이 예상보다 클 경우 KDB인베스트먼트(KDBI)와 가격 재협상을 거쳐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양사 간 양해각서(MOU) 상 실사 결과에 따라 기존에 중흥건설이 제시한 인수금액에 2% 안팎에서 가격 조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흥건설은 KDBI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2조1000억원에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문제가 될 만한 특이 사항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인수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 SPA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11월 말이나 늦으면 12월 초에 계약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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