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40㎡ 이하 매입 비중 12.3%, 역대 최고치
“대출 금액 축소에 규모 줄여 매입하는 사례 늘어”

 

/ 자료=한국부동산원
/ 자료=한국부동산원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은 데다, 대출 가능한 금액도 축소되면서 규모를 줄여 매입하는 경향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1~2인 가구도 많아지면서 소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3일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살펴본 결과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40㎡ 이하의 매입 비중은 12.3%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1~7월 기준) 이후 역대 최고치다.

중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서울 전용 41~60㎡ 규모 아파트 매입 비중은 34.7%다. 지난 2018년 동기 매입 비중이 29.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 속도가 빠른 편이다. 반면 전용 61~85㎡ 규모와 86㎡ 이상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각각 36.2%, 16.8%로 낮아졌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용 40㎡ 이하 서울 소형아파트 가격도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은빛2단지’ 전용 39.69㎡는 올해 8월 4억95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전년 동기 3억1000만원(9층) 대비 1억8500만원 오르고 59.7%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도봉구 창동 ‘주공17단지’ 전용 36.16㎡는 올해 8월 5억4600만원(15층)에 거래돼 지난해 동기 대비 1억7400만원 올랐다. 구로구 신도림동 ‘미성’ 전용 37.91㎡은 지난해 8월 10일 5억500만원(11층)에 거래됐지만, 올해는 7억 3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1년간 2억2500만원 오르고 44.6% 상승률을 나타냈다.

소형아파트 매매 가격이 ‘대출금지선’인 15억원을 넘긴 곳도 늘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소형아파트가 15억원 이상 거래된 곳은 13개구로 나타났다. 강남3구와 광진·동작·마포·양천·용산·서대문·강동·성동구·종로구·영등포구 등이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시세가 15억원이 넘으면 시중은행의 대출이 전면 금지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고가주택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소형아파트가 대출금지선을 넘긴 사례도 등장했다. 지난 7월 강남 삼성동 현대힐스테이트 2단지 전용 40.55㎡는 15억5000만원에 손바뀜 됐다. 이 평형대 매매가가 15억원을 넘긴 첫 사례다.

소형아파트 값이 이처럼 치솟고 있는 것은 중대형 아파트값과의 키맞추기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같은 값이면 외곽 중형보다는 차라리 소형이 낫다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도 배경으로 꼽힌다.

수급불균형과 대출 규제도 소형아파트에 관심이 쏠린을 요인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실정이다”며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불안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서울 소형 아파트로 관심을 돌리고 있으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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