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하 북한 국방과학원 원장, 20일 조선중앙통신에 글 발표
장 원장 “분명 SLBM 아니다” 주장
지난 15일 한국, SLBM 시험발사 성공

국방부가 한국이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발사 장면을 17일 추가 공개했다. / 사진 = 연합뉴스
국방부가 한국이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발사 장면을 17일 추가 공개했다. 사진은 도산안창호함(3000t급)에 탑재된 SLBM이 수중을 빠져나와 하늘로 향하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북한이 한국의 첫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잠수함 시험발사를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도 한국군의 무기 개발에 대한 경계도 내비쳤다.

20일 장창하 북한 국방과학원 원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남조선의 서투른 수중발사탄도미사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한국)이 공개한 자국 기술의 SLBM은 전쟁에서 효과적인 군사적 공격 수단으로는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전략 전술적인 가치가 있는 무기로, 위협적인 수단으로 받아들일 단계는 아니다”고 깎아내렸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북한에서 미사일 등 신형무기 개발을 주도하는 기관으로, 지난 11~12일 북한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주관했다.

장 원장은 “남조선이 공개하고 크게 광고한 미사일이 수중발사탄도미사일이라고 볼 때 초보적인 걸음마 단계 수준에 불과하다”며 “수중무기와는 거리가 먼, 쉽게 말해 제 모양새를 갖추지 못한 어딘가 부실한 무기다. 분명 잠수 발사 탄도미사일이 아니다. 사거리가 500㎞ 미만인 전술탄도미사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발사체에 접이식 날개를 붙였다는 것만으로도 초보적인 단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복잡한 유체 흐름 해석을 비롯한 핵심적인 수중발사기술을 아직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이 북한을 앞지르고 공식적으로 세계 7번째 SLBM 운용국이 된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아직 잠수함에서 직접 SLBM을 시험 발사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앞서 2015년 '북극성-1형'과 2019년 '북극성-3형' SLBM 수중 시험발사 시험에 성공했지만, 이는 잠수함이 아닌 바지선과 같은 구조물에서 진행된 것이다. 이후 북한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열병식에서 신형 SLBM으로 추정되는 '북극성-4ㅅ'과 '5ㅅ'을 각각 공개했으나 이들 미사일의 시험발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장 원장은 “우리도 역시 이런 (개발) 과정을 다 거쳤다”며 “우리 국가를 포함한 세계 SLBM 보유국들의 수중발사탄도미사일들은 대부분 회전분출구에 의한 추진력 벡토르조종을 실현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장 원장은 한국군의 무기 개발에 대한 경계도 내비쳤다.

그는 “남조선이 잠수함 무기체계 개발에 집착하고 있다는데 주의를 돌리며 그 속내를 주시해보고 있다”며 “더욱 긴장해질 조선 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예고하게 하며 동시에 우리를 재각성시키고 우리가 할 바를 명백히 알게 해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한국은 독자 개발한 SLBM의 수중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에 이어 세계 7번째 SLBM 운용국이 됐다.

한국이 개발한 SLBM은 도산안창호함(3000t급 잠수함)에 탑재된 뒤 수중에서 발사돼 남쪽으로 약 400㎞를 날아가 목표지점에 정확히 명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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