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 모니터링 강화···네이버는 내년 별점 폐지
자영업자 피해 개선 차원이지만···’리뷰 폐지’ 요구도 커져

10월부터 바뀌는 네이버 리뷰 갈무리. / 사진=네이버 캡처
10월부터 바뀌는 네이버 리뷰 갈무리. / 사진=네이버 캡처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배달의민족·쿠팡이츠·네이버 등 배달 관련 업계가 악성 리뷰 제도 개선에 칼을 빼들었다.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기본, 키워드리뷰를 도입해 자영업자 평가 폐해를 줄이겠단 것이 핵심이다. 이로써 자영업자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이들 사이에선 ‘리뷰 폐지’ 요구가 더 커져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미지수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업계는 최근 입점 업체 보호를 위해 약관을 개정했다. 리뷰에 욕설과 폭언 등이 포함된 경우 신속하게 차단하고 이용 제한 등 제재 조치를 취한다. 

배달앱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활성화에 따라 음식점의 주요 판매처로 자리 잡았다. 리뷰는 곧 음식 주문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자영업자에게 악성 리뷰는 피해로 이어진다. 앞서 일명 ‘새우튀김’ 논란으로 자영업자의 피해가 컸던 만큼, 배달앱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섰다. 정부도 플랫폼 사업 의무를 강화하는 관련 법 개정안을 준비중이다.

우선 쿠팡이츠는 리뷰와 별점 등에 대해 이용자의 권리와 의무를 구체화한 이용 약관을 발표했다. 개정 약관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리뷰 운영정책에 따라 이용자의 작성 권한과 구매 활동 제한 등 조치를 할 수 있다. 개선안은 오는 10월1일부터 시행된다. 배달의민족도 지속적으로 악성 리뷰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시행 중인 별점 시스템이 고객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키워드 리뷰’를 준비하고 있다. 이용자의 주관적인 별점 대신 ‘맛있다’와 같은 15~20개 키워드에서 최대 5개를 선택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배달 주문 과정에서 리뷰가 미치는 영향이 큰 많큼, 별점 제도는 내년 폐지하겠다는 것이 네이버 입장이다.

배달앱 업계는 리뷰 제도를 손보면 자영업자의 피해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자영업자들은 “폐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성수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리뷰 10개 중 2개정도는 악성 리뷰”라면서 “오랜 기간 배달업을 해왔는데 다양한 이유로 식당에 피해를 주는 사람들이 있어 리뷰 개선보다 폐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분당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한 손님은 음식 주문하면서 맛있다고 하더니 1점(5점 만점)만 줬다”며 “서비스를 달라고 요구해서 줬는데도 악성 리뷰, 2점을 준 손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악성 리뷰로 매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배달앱 측의 악성리뷰 기준도 모호해 그 피해는 자영업자가 고스란히 받고 있다”며 “좋은 리뷰를 통해서 주문하는 손님들도 많지만, 그만큼 피해도 커 차라리 리뷰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지속적인 악성리뷰로 자영업자의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리뷰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내부적으로 악성리뷰 근절을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악성리뷰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자영업자가 악성리뷰라고 판단해도 배달앱 측에서 반대로 판정하는 한계가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이 악성리뷰와 별점 테러를 판단하는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할 필요가 있다”며 “그 기준이 무너지면 자영업자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고 관련 논의도 제자리걸음에 머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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