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10일 용산본사서 ‘양자내성암호’ 관련 기자스터디 진행
양자내성암호 구축사례 및 사업계획 등 발표
“PQC 통해 스마트폰부터 네트워크 장비까지 안전하게···퀀텀 트랜지션 선도”

임장혁 LG유플러스 / 사진 = 김용수 기자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기반사업그룹장(상무)이 지난 10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열린 '양자내성암호 기술'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LG유플러스는 크립토랩과 함께 양자컴퓨터의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양자내성암호를 통해 통신 인프라 전반의 보안을 강화하는 ‘포스트 퀀텀 트랜지션’을 준비해 나가겠다.”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기반사업그룹장(상무)은 지난 10일 오전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열린 ‘양자내성암호(PQC·Post Quantum Cryptography) 기술’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서 LG유플러스는 PQC 기술 및 적용사례를 소개했다. PQC 기술은 양자암호통신(양자키분배·QKD) 기술과 달리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돼도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차세대 암호 기술로 꼽힌다.

구체적으로 PQC는 양자컴퓨터로 풀어내는데 수십억년이 걸리는 복잡한 수학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암호화 방식이다. 암호키 교환, 데이터 암·복호화, 무결성 인증 등 핵심 보안요소에 적용할 수 있으며 소프트웨어만으로도 구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암호기술 전문기업 크립토랩의 격자문제 기반 암호알고리즘(리자드·RLizard)은 2019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로부터 국내 표준으로 지정된 바 있다. 크립토랩은 통신업계 최초로 LG유플러스가 지분투자한 곳으로, PQC와 암호화된 상태에서 원본 데이터를 연산할 수 있는 동형암호 등에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양자암호기술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도 오는 11월 인적분할 후 출범하는 신설투자사 SK스퀘어를 통한 크립토랩 지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관련기사 : SKT 분할 신설투자사, 출범 후 ‘양자내성암호’ 기술 투자

지난 10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열린 '양자내성암호 기술' 관련 기자설명회 참석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기반사업그룹장(상무) / 사진 = 김용수 기자
지난 10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열린 '양자내성암호 기술' 관련 기자설명회 참석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진재환 LG유플러스 유선망개발팀 팀장, 천전희 크립토랩 대표,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기반사업그룹장(상무), 구성철 LG유플러스 유선사업담당. / 사진 = 김용수 기자

이번 설명회에서 천정희 크립토랩 대표는 PQC가 필요한 이유와 PQC 알고리즘만이 안전하게 인증된 통신채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천 대표는 “PQC는 양자컴퓨터가 나와도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수학적 문제를 찾아서 그에 기반한 새로운 암호를 만든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물리적 성질에 기반한다. 물리적인 창을 수학적 방패로 막는 게 PQC”라며 “미국의 경우 2016년에 퀀텀 트랜지션이 시작됐다. 미국과 통신할 때 미국이 쓰는 방식을 써야 할 텐데, 미국이 PQC를 쓰면 한국도 도입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암호가 보호하는 것은 통신보안이다. 여기에 공동인증서처럼 전자상거래 응용도구도 보호해야 한다. QKD는 흥미로운 기술이지만 현재 통신보안만이 가능하다. 그다음 컴퓨터, 데이터 보안. 전상거래 등에 대해선 물리적 방식의 방법이 나온 게 없다”며 “PQC를 도입하면 동시에 모든 보안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PQC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구성철 LG유플러스 유선사업담당은 디지털뉴딜사업의 일환으로 LG유플러스가 공공, 민간분야 전용회선에 PQC를 구축한 사례를 소개했다.

구 담당은 “우리는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쓰고 있는 전용회선에 PQC를 구현했다. 전용회선은 독립적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어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렇다 보니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이나 대기업에선 그냥 인터넷 회선이 아닌 100% 다 전용회선으로만 쓰고 있다”며 “기존 보안기술은 자물쇠를 여러개 만들고 집안 내 도둑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등 집안을 지키는 데 집중했다. 이쪽 집에서 저쪽 집, 본사와 지사 등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니는 통로인 전용회선에 대한 고민은 접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PQC는 다른 기술에 비해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추가적인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가 상대적 적게 들고, 장거리에 대한 제약이 없어 긴 구간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며 “PQC는 전용회선 구간뿐 아니라 통신 인증, 앱까지 적용할 수 있다. 이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반이라 가능하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 사업을 통해 작년엔 LG이노텍 산업현장에 적용시켰고, 의료기관인 을지대병원의 본·지점 간 의료 데이터를 PQC로 하는 것들을 실증 및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초 PQC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적으로 공공기관, 금융업계 등 관련 수요가 높은 시장을 위주로 상용화를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구 담당은 “상용화라는 건 서비스로 요금을 받는 다는 것인데, 정부에서도 빠른 상용화를 요구하고 있고 업계에서도 상용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초를 목표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공공기관이나 금융 등 시장에서 암호 관련 수요가 가장 먼저 있다고 보고 그쪽 분야를 우선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공공기관과 발전소 GSEPS에 PQC 적용해 구축 중이며, 서울대와 함께 표준화 및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개인의 스마트폰부터 네트워크 장비까지 미래 기술인 PQC를 통해 완벽하게 지킴으로써 세상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어 퀀텀 트랜지션을 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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