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활성화 위해 현대차·SK·포스코·효성 등 15개 기업 손 모아
대기업 총수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공식 출범 후 수소모빌리티쇼 함께 참관
단순 수소차 뿐 아니라 화석 연료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주요기업 총수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 사진=연합뉴스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주요기업 총수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국내 수소 관련 산업을 주도하는 주요 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대차, SK, 포스코, 롯데, 한화, GS, 현대중공업, 두산, 효성, 코오롱 그룹 등 국내 15개 기업은 수소기업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출범하고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사장, 허세홍 GS그룹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대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등 국내 15개 기업 총수들이 모여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총수들은 출범식 이후 같은 곳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를 둘러보며 현대차의 수소 관련 신차들과 각 기업의 수소 사업 인프라 및 기술력 등을 점검하고 수소사회 구현 의지를 다졌다.

정 회장은 “(수소협의체 출범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물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으며, 이번에 15개 기업이 모인 상황에서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향후 수소협의체 규모를 확대해가며 수소경제 실현에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다른 기업 참여를 자신할 수 있을 정도로 미래 수소사업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현대차그룹은 미래 수소 기술을 소개하는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를 개최하며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30년부터는 수소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일, 일본 등이 수소 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수소경제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늘어난다면 생산비용 절감을 통해 수소 사회를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수소 대중화 천명···수소차 넘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이번 국내 대기업들의 수소협의체 출범을 통해 수소가 화석 에너지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의 하나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 원년’으로 선언하고, 자동차를 포함한 각종 이동수단은 물론 빌딩, 공장, 발전소 등에도 수소연료전지를 확대하면서 산업 전반에 수소에너지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는 단순 자동차 동력원을 수소로 전환하는 것에서 발전해, 지난 200년간 이어져온 화석에너지를 대체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소는 친환경성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에너지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이며 연료로 사용하면 전기와 열, 순수한 물만 배출한다.

수소경제 관련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2050년 전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8%를 수소에너지가 차지하게 될 것이고, 시장 규모는 2조5000억달러(약 2750조원), 연간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는 60억톤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고용창출 효과는 3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사회 실현은 현대차그룹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뤄낼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국내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현대차는 수소협의체를 중심으로 수소경제 활성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대차,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을 중심으로 오는 2030년까지 수소생산, 유통·저장, 활용 등 수소 경제 전 분야에 43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현대차는 향후 출시하는 상용차의 경우 내연기관 모델 생산을 중단하고 수소나 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에는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충전소 설치 등에 1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차세대연료전지시스템을 양산해 출력과 내구성은 높이고 비용은 절감한다.

SK그룹은 수소 생산부터 유통·공급까지 전 영역을 아울러 2025년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소사업 밸류체인에도 18조5000억원의 통 큰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SK그룹 차원에서 30조원의 순자산가치를 추가로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SK E&S는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3만톤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SK E&S는 천연가스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25만톤 규모의 청정 수소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수소 산업은 기후변화 대응뿐만 아니라 한국의 새로운 산업이 돼 미래 일자리 창출 등 사회 기여,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경제 기여도 가능하다”며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SK그룹도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수소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삼고, 2050년까지 연간 수소 500만톤 생산 및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철강산업은 탄소배출이 가장 많은 사업으로 꼽히는데,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포스코가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해 철강 제조 공정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위 상단 모니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15개 대기업 총수들이 모여 수소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총회를 진행했다. /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위 상단 모니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15개 대기업 총수들이 모여 수소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총회를 진행했다. / 사진=현대차그룹

한편 이날 총수단은 수소협의체 출범식 이후 SK와 두산, 효성, 현대중공업, 포스코, 코오롱 전시관을 둘러본 뒤 마지막으로 현대차그룹 전시관을 함께 참관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다른 총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수소 기술을 소개했다.

정 회장은 “저걸 보여드려야 한다”며 수소트램을 소개하는 쪽으로 안내했으며, 완전 자율주행 수소모빌리티 ‘이-보기(e-Bogie)’와 관련해 일반 트레일러보다 좁은 반경으로 회전할 수 있는 강점에 대해 추가 설명을 요청했다.

트레일러 드론 전시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최태원 회장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본 후 “출력이 얼마나 되냐”고 질문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정 회장에게 “내연기관 트럭이 전부 수소로 바뀌면 좋겠다”고 하자 정 회장은 “그럼 좋겠다”고 답했다.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일정을 마친뒤 별도로 오찬을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SK가 수소경제 활성화에 가장 관심이 큰 만큼 이들은 수소사업 시너지 방안과 차세대 배터리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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