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 권리락 효과로 주가 급등···27일 기존주식 1주당 2주 신주 발행
지난해 상장부터 주가가 공모가 하회···구자겸 회장 직접 대표 맡아 주가 부양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코스닥 상장사 원방테크 주가가 무상증자 효과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원방테크는 지난해 9월 상장했는데,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이 그치지 않았다.

결국 원방테크는 오너인 구자겸 회장이 올해부터 직접 대표를 맡으며 주가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원방테크 주가는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 발표에도 쉽사리 반등하지 못했는데 무상증자 발표 이후에야 주가가 공모가를 넘어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방테크 주가는 지난주 6만9500원에서 이번주 2만9150원으로 25.8% 급등한 채 장을 마감했다.

원방테크 주가가 4만원 이상 빠졌는데 급등했다고 표현한 이유는 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권리락이란 시가총액은 그대로인데 무상증자를 통해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식 가격이 조정되는 것을 말한다.

앞서 원방테크는 11일 기존 주식 1주당 2주씩 신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 일정을 공시했다. 신주배정기준일은 27일이었고 다음달 14일에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1주당 2주씩 발행됐기에 기존 주가도 26일 권리락 이후 3분의 1로 조정된 것이다. 무상증자 전 기준으로 원방테크 주가는 8만7450원이고 이는 지난주 종가 대비 25.8% 상승한 것이다.

원방테크는 1989년 설립된 회사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2차전지 등 첨단산업 제조공장에 필수적인 청정공기시설(클린룸)이나 건조시설(드라이룸)을 시공하고 있다. 첨단산업 제조과정에서는 실내먼지나 이슬 등이 제조과정에서 생기면 제품불량의 원인이 된다. 원방테크는 클린룸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2차전지 제조과정에서는 습도제어가 중요하기에 드라이룸 사업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원방테크 고객사는 반도체업종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디스플레이업종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2차전지 업종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등이다.

원방테크의 최대주주는 NVH코리아가 2018년 원방테크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NVH원방테크다.

NVH코리아는 한일이화 유희춘 명예회장의 사위인 구자겸 회장이 이끄는 자동차 흡음소재 전문회사다. 구 회장은 미국 아이오와대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현대차, 쌍용차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장인을 도와 한일이화를 키웠다. 하지만 이후 유 명예회장이 자신의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기로 결정하면서 1999년 NVH코리아 전신 일양산업 지분을 인수해 1999년 독립했다.

NVH코리아는 2018년에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로부터 원방테크 지분 85.05%를 1606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구 회장은 자금이 부족해 821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고 이를 갚기 위해 위해 지난해 상장에 나섰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상단인 5만4300원으로 정해졌고 청약경쟁률도 348.77대 1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구주매출 비중이 70%에 달했기에 상장 당시 우려도 나왔다. 결국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 대비 19.5% 하락한 4만3700원으로 장을 마치는 호된 신고식을 겪었다.

이후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지난해말 오너인 구자겸 회장은 직접 대표를 맡으며 경영일선에 나섰다. 공모가를 내내 밑돌던 원방테크 주가는 이달 무상증자 발표 이후 12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공모가를 회복했고 다음날인 13일에도 상한가를 이어갔다.

원방테크 주가 흐름은 실적과는 상관관계가 약해 보인다. 올해초 원방테크는 지난해 매출 3268억원, 영업이익 216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3%,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주가는 꿈쩍이지 않았다. 이달 17일에는 올해 2분기에 매출 493억원, 영업이익 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0.7%, 영업이익은 99.0%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진한 실적발표에도 원방테크 주가는 급락하지 않았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한편 이번주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코프로비엠, 셀트리온제약,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에이치엘비, SK머티리얼즈, 엘앤에프 등 시가총액순위 1~8위가 지난주와 변동이 없었다.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펄어비스 주가는 지난주 7만1000원에서 이번주 8만9000원으로 25.4%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펄어비스 주가 급등은 세계 3대 게임쇼 독일 ‘게임스컴 2021’의 개막 행사에서 펄어비스가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한 몬스터 수집게임 ‘도깨비’의 최신 영상을 공개하면서 신작출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펄어비스가 27일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 사전예약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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