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 0.5%→0.75% 인상···빚투 축소 우려에 증시 하락 전환
전문가들 “경제회복세 뚜렷하기에 증시 하락은 제한적일 것” 분석
은행·보험은 기준금리인상 수혜업종···증권株는 약세 전망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한국은행이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증시에 끼칠 영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거진 유동성의 힘으로 크게 올랐는데 이번 금리인상이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주와 증권주, 보험주 간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주와 보험주는 주가 상승이 예상되며 증권주는 단기적으로 약세가 전망된다.

26일 상승장으로 시작했던 코스피는 이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에 오전 10시를 전후해 하락세로 전환했고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0.53% 하락한 3130.01을 기록했다. 증시를 끌어내리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2시30분기준 외국인은 이날 3500억원가량을 순매도하고 있다. 같은 시간 개인은 3800억원가량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P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춘 이후 14개월동안 기준금리를 유지해왔다. 

이날 오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발표 전까지 코스피는 상승장이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4.49포인트 높은 3151.30에 거래를 시작해 3159.37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투심이 악화되면서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인상 시기에는 증시 하방압력이 상승하면서 신용공여와 트레이딩에 부담이 가중된다”며 “기준금리 인하시기와 인상시기의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만 비교해봐도 지난 인상시기(2017년 11월~2019년 7월)에는 14% 하락했지만 인하시기(2019년7월~)에서는 66%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동안 기준금리가 코로나19에 따른 비정상적 수준이었던 만큼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증시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결정과 관련해 “예상보다 조금 빠른 결정이었다는 느낌은 들지만 이미 시장에는 금리인상 우려가 반영되어 있다”며 “우리 경제의 성장궤도 진입을 한국은행이 확인시켜줬다는 정도의 의미로 본다면 국내 증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준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기준금리 인상에도 마이너스 실질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있고 대내외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한 기준금리 인상만으론 증시 인덱스 경로와 유동성 환경 전반에 즉각적인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무리”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업종 내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종목간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주는 금리인상에 따른 약세가 전망된다. 정태준 연구원은 "향후 긴축기조로 진행되면서 증시에 하방 압력이 증가하면 증권업은 자산가격 하락 부담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은행주는 금리인상이 긍정적인 신호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모두 상승하는데 대출금리는 금리인상 분을 전부 반영시키지만 예금은 전체의 30~40%가량이 이자를 거의 지급하지 않는 ‘저비용 예금’이기에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늘어나게 된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상승한 것은 향후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들의 예대금리차와 순이자마진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일 것”이라며 “카카오뱅크 등 외국인들의 국내 은행주 순매수세도 금리 인상을 예상한 움직임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보험주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보험회사들은 고객들로부터 납부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이익을 창출하는데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등 자산운용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된다. 여기에 향후 지출해야 하는 사망보험금과 연금을 지급하기 위한 보증준비금 부담도 줄어들면서 자본확충 여력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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