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금액 9843억···재생에너지 개발·건설 역량 및 5GW 사업권까지 확보
프랑스 2030 신재생 40% 목표···풍력사업 역량보강, 유럽 친환경시장 공략

김승연 한화 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 그래픽=시사저널e DB
김승연 한화 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태양광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한화그룹 차기 총수로 유력시되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사장)가 유럽 친환경 에너지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9일 한화솔루션은 임시이사회를 열고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 개발업체 ‘RES Méditerranée SAS(RES프랑스)’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분 100% 인수가는 7억2700만유로(약 9843억원)다. 이번 인수로 한화솔루션은 RES프랑스 개발·건설관리 역량뿐 아니라 5GW 규모의 태양광·풍력발전소 사업권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회사 측은 “글로벌 개발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면서 “2050 탄소 중립을 목표로 기후 위기 대응에 가장 앞서 나가는 유럽에서 공격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고 의의했다. 글로벌 재생 에너지 사업권이 약 15GW로 늘어났으며, 풍력사업 역량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화솔루션 그린에너지부문인 한화큐셀은 이번 인수로 유럽 내 지역사업권만 10GW로 늘어나게 돼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기존 태양광사업 역량과 풍력을 결합한 재생에너지 개발 신사업을 도모해 온 만큼 사업영역과 사업지 다각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인수가 될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는 “RES프랑스가 20년 이상 축적한 개발 노하우를 확보하는 만큼 유럽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기후 변화 대응 기술이나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프랑스의 신재생 에너지 비중은 22%다. 2030년까지 40%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유럽 내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큰 곳으로 평가된다. 프랑스 남부지역은 태양광 발전 시간이 1일 5시간에 달하고, 북해와 접한 북부지역은 풍력발전에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프랑스 정부는 발전 사업자로부터 도매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20년 간 재생 에너지를 구매하는 제도도 운영한다.

김 대표는 “프랑스는 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성이 높지만 신규 업체 진입이 까다로운 나라다”면서 “이번 인수를 통해 프랑스는 물론 유럽 내 한화큐셀 지위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고 시사했다. 이번 투자는 한화큐셀은 물론 한화솔루션의 수익성 지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또한 태양광 사업을 통해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승계를 공고히 한 김동관 대표에도 힘이 보태질 것이라 예견되고 있다.

김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2조7775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2211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2분기 대비 각각 42%, 72.1% 증가한 수치다. 호실적임에도 김 대표가 장시간 공을 들여온 한화큐셀 매출이 35.5% 감소한 7428억원을 기록하고, 646억원의 영업적자를 나타냈기 때문에 ‘아쉬운 성적’이란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번 계약은 해당 지적을 상쇄할만한 성과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또한 한화의 친환경에너지 사업은 항공우주·미래모빌리티·스마트방위산업·금융솔루션 등과 더불어 ‘100년 기업’을 꿈꾸는 그룹의 중추 영역으로 평가되는 만큼 상쇄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최근 김승연 한화 회장도 취임 40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 같은 부분을 강조한 바 있다. 1981년 갑작스레 타계한 부친 김종희 창업주에 이어 29세 나이에 총수가 된 김 회장이 40년 재임하는 동안 한화그룹 매출액은 60배 증가했으며 그룹 총 자산은 288배 확대됐다. 현재 한화그룹은 재계 7위다. 2052년 창사 100주년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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