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한차례 하락 후 4700만원선 회복···이더리움 320만원
美행정부 암호화폐 투자자에게 과세 방침···국내 규제 기조 유지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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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지난달 3만달러선까지 붕괴되며 투자자들에게 급락장 재현의 공포심을 심어줬던 비트코인 시세가 최근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시총 2위 종목 이더리움이 ‘런던 하드포크’(업그레이드) 호재를 바탕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반등세를 이끌자 대장주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심리도 함께 회복되는 모양새다. 다만 미국 행정부의 규제 강화 리스크는 여전히 불안요소로 남아있으며 국내 금융당국의 규제 정책도 금융위원장 교체와 무관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더리움, 수수료 개편 내용 ‘하드포크’ 성공···암호화폐 시장 반등 이끌어

지난달 말 한 차례의 가격 상승 이후 곧장 하락세를 보이며 ‘깜짝 반등’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기준 지난달 31일 최고 4870만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일 다시 4300만원대까지 하락하며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하루 만에 다시 지난달 말 수준의 가격을 회복하며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6일 오후 기준 비트코인은 4700만원선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재반등은 이더리움의 ‘런던 하드포크’ 성공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드포크’는 블록체인 프로토콜(통신 규칙)이 어느 한 시점에서 대폭 변경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종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이더리움은 5일 오후 9시 30분쯤 런던 하드포크로 불리는 새로운 하드포크를 단행했다. 이번 하드포크는 이더리움의 거래 수수료 체계를 바꾸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기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는 거래자 스스로가 수수료를 책정해왔으나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해 평균 거래 수수료가 높아지게 됐다. 거래량이 갑자기 몰릴 경우 수수료가 높은 거래부터 처리되는 방식 때문에 과도한 수수료 경쟁이 생기는 것이다. 이더리움은 이번 하드포크를 통해 수수료 체계를 ‘기본 수수료+채굴자에게 주는 팁’으로 개편하는데 성공했다.

하드포크가 성공하자 이더리움 가격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5일 기준 최저 296만원이었던 이더리움 가격은 같은 날 최고 327만원(10.49%)까지 상승했으며 6일 오후에도 32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美SEC 위원장, 시장 규제 예고···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 금융안정 중요시

이더리움의 런던 하드포크 성공 호재의 영향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지만 거시적인 투자 환경은 아직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행정부의 규제 정책이 완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미국 행정부는 인프라 건설 법안을 발표하고 해당 법안이 요구하는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법안 초안은 암호화폐 거래소와 기타 거래 당사자에게 새로운 정보보고 요구사항을 적용하고 가상화폐 투자자들로부터 약 280억달러(약 32조원)의 세금을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입장도 변하기 시작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 3일 애스펀에서 열린 암호화폐 관련 보안 세미나에서 연설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은 무법천지였던 서부시대와 같다”며 “기존 권한을 이용해 최대한 시장을 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강격한 태도를 유지해왔던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뒤를 이어 금융위원장 자리에 임명된 고승범 후보자는 암호화폐에 대해 강경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 후보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재임하면서도 금융안정을 중요시하는 ‘매파’(긴축 통화정책 선호) 인사로 평가받았다.

고 후보자는 6일 취재진들과 만나 “(가상자산 규제) 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고 시간도 많지 않다”며 “여러가지 방안에 대해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할 것이며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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