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회사일정 공개도 트위터로···거침없는 발언 논란 전례
최태원 회장 친근한 이미지 쌓았지만···동거녀·혼외자·이혼소송 재환기 부작용도
박용만·정용진·정태영 등 재계 대표하는 SNS ‘헤비유저’도 구설·논란 노출 반복

최태원 SK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최태원 SK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기업 총수들의 SNS가 화재다. 최근 최태원 SK 회장까지 합류하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개인 일상을 공유하는 용도지만 재벌 총수의 SNS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남다른 까닭에 기업 이미지 제고와 사업관련 홍보효과도 크다. 동시에 개인의 공간이지만 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지 또한 충분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29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Tesla AI Day August 19th’란 짧은 멘션을 남겼다. 내달 19일 테슬라가 인공지능 관련 행사를 개최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불과 5개 단어지만 반향은 뜨겁다. 이미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한 테슬라가 어떤 진보한 기술을 선보이게 될지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줄곧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사업적 성과를 홍보하는 행보를 걸어왔다. 이번과 같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나 가상화폐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는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구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사회적 관심을 한 몸에 얻고, 때로는 대중적 지지를 이끌어내며 연예인과 같은 인기를 구사할 수 있는 자리기 때문에 CEO의 SNS활용은 사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이 같은 구설이 불거질 땐 회사의 이미지 실추도 불가피한 게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재계를 대표하는 SNS 유저로 이름이 높다. 미국 주류 인사들이 트위터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정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에서는 인스타그램의 인기가 높다. 정 부회장은 게시물을 축적하지 않고 30개 안팎을 유지한다. 추가 게시를 위해 과거에 올린 콘텐츠를 삭제하는 방식이다. 그의 독특한 사용방법까지 입소문을 탄 정 부회장 계정의 팔로워 수는 이날 기준 68만5000여명이 달한다.

신세계·이마트 등 회사의 신제품 또는 신규 서비스를 알리는 공간으로도 활용되는 그의 SNS는 늘 높은 관심을 모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사촌관계며 범(凡)삼성가 일원이지만 삼성의 ‘갤럭시’가 아닌 경쟁사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하는 일상을 드러내고, 자녀들과 현대백화점 판교·여의도점 등을 방문하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재벌인 그가 일상에서 착용하는 의류 등이 관심을 모은다.

정 부회장도 최근 SNS 관련 구설에 오른 바 있다. SK와이번즈를 인수해 SSG랜더스를 출범시킨 정 부회장은 음성기반 SNS ‘클럽하우스’에서 유통라이벌 롯데보다 야구와 사업의 연계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세우며 “걔네(롯데)가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다”는 등의 발언을 남긴 바 있다. 그가 개설된 방 이름이 ‘동빈이형(신동빈 롯데 회장) 가만 안 둬’인 탓에 다분이 롯데와 신 회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야구단을 새로 출범시킨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이 같은 움직임은 SSG 구단의 인지도를 높이고 프로야구에 새로운 흥밋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으나, 외국과 달리 한국정서에는 불편했다는 지적도 대두됐다. 별다른 입장을 내놓진 않았지만 롯데 내부에서도 상당히 불쾌하게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유통업을 주력으로 삼아 고객 및 잠재적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정 부회장과 달리 최근 SNS를 개설한 최태원 SK 회장은 개인적인 공간으로 남기려는 모습이다. 최 회장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는 소식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알려졌다. 배우 유태오와의 친분 및 형제들과의 과거사진 자녀들과의 일화 등이 소개되면서 높은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재벌도)요플레 뚜껑 핥아 먹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대답하며 높은 관심을 샀다.

SNS에서의 크고 작은 행보들이 기대 이상의 관심을 얻게 된 것을 부담스럽게 느꼈는지, 최근 최 회장은 본인의 SNS에 ‘기사화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기사가 아니더라도 최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여러 이용자들에 소비되고 있다. 다만 그의 SNS가 유명해지자 비판적인 시각도 대두됐다. 최 회장 팔로잉 목록에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T&C)재단 대표의 계정이 덩달아 관심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2015년 12월 최 회장은 세계일보에 보낸 서신을 통해 동거녀 김 대표의 존재를 알리며, 두 사람 사이에 혼외자가 있음을 공개하기도 했다. 배우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이혼을 거부하다 2019년 법원에 이혼 및 재산분할 요구 반소를 제기 했으며, 재산분할 과정에서 이견을 보여 현재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다. 최 회장에 친근하고 소탈한 기업인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킨 SNS를 통해 이혼소송과 관련한 부정적 이미지가 재차 부상하게 된 셈이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오래 전부터 트위터를 통해 소통했다. 재벌의 SNS활용 1세대로 꼽히는 그는 두산그룹 회장 재직시절부터 ‘소통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개인뿐 아니라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기여했다. 트위터를 통해 직원들에 농담을 건네거나 편안한 회장님으로 불려왔다. 비슷한 시기 두산은 ‘사람이 미래다’는 이미지 광고를 송출함으로서 박 회장 개인과 회사가 ‘소통하는 경영진과 인재중심의 회사’란 연계이미지를 구축했다.

호평일색인 행보였던 까닭에 논란 파급력은 더욱 치명적이었다. 2015년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입사 1~3년차 20대 직원들도 희망퇴직 대상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회사가 어려움을 겪게 된 원인이 오너일가의 경영적 선택에 따른 후폭풍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얻으며 박 회장 개인과 인재를 중시한다는 두산을 향한 비판이 거셌다. SNS를 통해 구축된 긍정적인 이미지도 이 시기를 전후해 상당히 퇴색된 게 사실이다.

고착된 카드시장에서 1.8%던 점유율을 7년 만에 16.3%로 끌어올려 회사를 업계 2위로 도약시킨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도 SNS 애호가다. 현대카드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초청하고 도서관을 설립하며 스타벅스·대한항공·배달의민족 등과의 협업을 이끌어내는 등 다양한 시도와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유명하다. 회사 안팎에서는 SNS를 통해 공개된 정 사장의 감각적 안목이 회사 변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 평가돼왔다.

장시간 SNS를 통해 소통해 온 정 사장도 몇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2013년 당시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와 전자결재와 관련된 공개설전을 벌이기도 했으며,직전 해에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남긴 멘션이 여성을 폄훼한다는 논란으로 번진 바 있다.

모 대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총수·CEO 등의 SNS가 인기를 얻고 개인의 인지도·이미지가 대중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회사에는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면서 “회사관련 논란이 경영인 개인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개인의 부적절인 언행이 회사의 이미지 손상으로 연결되는 부작용 또한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사업적 목적만으로 SNS를 활용하게 될 경우 기업 간 비즈니스(B2B)보다 소비자를 상대하는 B2C 영역의 경영인들의 SNS가 보다 회사에 도움되는 일이 많을 것이다”면서 “명확한 장점만큼 막대한 리스크가 잠재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또 “대부분의 재벌은 물론이고 인지도 높은 IT기업 총수들도 SNS이용을 꺼리는데 개인의 성향도 있겠지만 리스크를 경계하기 때문에 이용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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