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현대차 1조8860억원·기아 1조4872억원
고수익 모델 SUV 및 제네시스 비중 확대 영향···하반기 아이오닉5·EV6·JW 등 판매 본격화하며 수익 개선 속도
코로나19 재확산과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변수로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코로나19 위기와 반도체 대란 속에서도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수익 모델 판매를 늘리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고수익 모델을 비중을 높이면서 향후 전기차 판매에 집중하며 수익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2일 현대차·기아는 2분기 경영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각각 진행했다.

2분기 현대차 매출은 30조3261억원으로 전년대비 38.7%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8860억원으로 전년대비 219.5% 늘었다.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분기별 매출 30조원을 넘어섰으며 영업이익은 2014년 2분기(2조872억원)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기아는 매출 18조3395억원(전년대비 61.3%↑), 영업이익 1조4872억원(924.5%↑)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판매대수는 현대차는 103만1349대로 전년대비 46.5% 늘었고, 기아는 75만4117대로 46.1%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것은 고수익의 제네시스와 SUV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분기 제네시스 판매는 5만4000여대로 전년대비 약 43% 증가했다. 판매 비중도 전체 판매의 5.3%를 차지했다.

SUV의 경우 현대차는 전체판매의 46.6%를 차지하며 전년대비 5.8%p 올랐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이 2분기 전세계 시장에서 12만8000대를 판매하며 성장을 견인했으며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가 급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왼쪽)·기아 2분기 차급별 판매 현황. / 자료=현대차그룹
현대차(왼쪽)·기아 2분기 차급별 판매 현황. / 자료=현대차그룹

기아는 2분기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이 56.5%로 전년대비 2.8%p 올랐다. 또한 평균판매가격(ASP)은 국내에선 2830만원으로 전년대비 5.6% 올랐고, 해외에선 1만8700달러로 전년대비 3% 상승했다.

고수익 모델 뿐 아니라, 미국 내 판매 성장도 실적을 견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상반기 현대차 미국 판매량은 42만6000대로 전년대비 52% 늘었으며, 점유율은 5.1%로 전년대비 0.8%p 올랐다.

지난해 출시한 엘란트라(아반떼)를 비롯해 투싼, 쏘나타, 코나 등이 선전했으며 작년 말부터 현지에서 판매를 시작한 제네시스 G80·GV80이 예상보다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수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아는 상반기 미국에서 37만9000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43.7% 성장했으며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현지 점유율도 4.5%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에 지역별 판매 비중도 북미 지역이 35%로 가장 높아졌다.

하반기에는 새로 바뀐 기아 로고를 알리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TV광고를 진행할 예정이며 신형 카니발 판매 모먼텀 강화를 위해 2차 런칭 캠페인도 실시할 계획이다.

◇ 하반기 아이오닉5·JW·EV6 등 통해 전기차 판매 확대

현대차·기아가 그동안 제네시스와 SUV를 통해 성장해왔다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초 출시한 현대차 아이오닉5의 경우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하며 상반기 1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2분기 말 기준 약 3만대의 미출고 물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 부품 수급 개선을 통해 판매 정상화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JW(프로젝트명)을 비롯해 G80 전기차를 출시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이어 내년 출시를 앞둔 아이오닉6 생산을 위해 아산공장 설비 개선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56만대 판매, 점유율 8%를 목표로 잡았다.

기아는 하반기 EV6를 국내와 유럽에 본격적으로 판매하며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EV6는 기아의 중장기 전략 ‘플랜S’의 핵심 차종으로, 기아는 EV6를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차 비중을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V6는 국내에서 사전계약 첫날 2만1016대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올해 생산 목표인 1만3000대를 훌쩍 넘긴 3만2000여대가 계약되며, 조기에 사전예약을 마감한 바 있다. 유럽에서도 사전 예약이 7300여건을 넘어섰고, 여기에 구매 의사를 갖고 차량 정보를 요청한 2만6000여명까지 포함하면 예비 구매자는 3만3000여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미국시장에선 현지 전기차 생산설비 구축을 통해 규제를 피해가겠다는 전략이다.

김태성 현대차 글로벌판매관리사업부 상무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친환경차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며 “2025년까지는 현지 생산차량과 수입산 간 세제 혜택 차이가 2500달러 수준이나, 2025년 이후에는 차이가 최대 1만2500달러 수준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차원에서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을 위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양산 시점과 생산 규모, 투입 차종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반기 상황을 마냥 낙관하기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기저효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반등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신흥국 중심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이 변수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국가들의 경기 개선과 코로나19로 인한 기저 효과로 수요 회복은 지속되겠으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 정상화 지연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재고 부족 등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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