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지침 내려진 다음날 합숙하던 신입직원들 ‘인천 송도→경북 포항’ 이동···포스코 “원래 예정돼 있던 것”
확진자 1000명 넘는데도 합숙 강행···송도에선 ‘대면’, 포항선 ‘객실 비대면’ 교육

서울 대치동 포스코 사옥. / 사진=연합뉴스
서울 대치동 포스코 사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3명의 직원과 직원가족 1명 등 총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포스코 인재창조원 포항캠퍼스에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합숙교육이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인천 소재 인재창조원 송도캠퍼스에서 합숙을 실시한 신입사원들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던 시점에 포항캠퍼스로 옮겨왔다. 합숙 자체가 방역당국의 권고에 비춰보면 아쉬운 행보다. 지역별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차등 적용된다는 점에 착안해 이뤄진 교육이었다고 해도, 재택 등 교육 방식 변화가 가능했던 점을 감안하면 합숙을 강행한 점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2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캠퍼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직원 100여명과 교육생 200여명, 직원가족이 재학하는 중학교 교사 및 학생 310여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실시됐다. 인재창조원은 교육을 중단하고, 검사를 받은 이들은 격리조치에 들어갔다. 

인재창조원은 포스코 임직원의 직무 전문성과 리더십 함양을 위해 설립된 사내 교육기관이다. 재직자뿐 아니라, 신입교육도 이곳에서 실시된다. 그간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등에 따라 사적모임에 제한을 뒀다. 업무상 모임은 기업의 필수 활동으로 규정하고 예외로 적용하되, 이 같은 모임을 최소화 할 것을 권고했다.

합숙도 마찬가지다. 일상적인 학교 운동부에도 상시합숙을 금지했으며, 합숙시설을 방역에 취약한 시설로 분류했다. 포스코 신입사원 교육은 기업의 필수 활동이기 때문에 인원 제한에선 자유롭지만, 합숙은 당국의 권고를 고려하면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포스코는 합숙기간 중 교육생들의 외출을 금지시키고 10시 이후 객실 이탈을 막는 나름의 방역대책을 세웠지만, 외부왕래가 자유로운 직원 및 강사들과의 직·간접 접촉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신입사원 교육은 지난달 28일부터 실시됐다. 교육 1주차였던 이달 2일까지는 재택으로 진행됐으며 비대면 교육이 이뤄졌다. 이어 5일부터는 송도캠퍼스에서 합숙 및 대면교육이 실시됐다. 연일 1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4차 대유행의 전조가 나타났을 때다. 9일 정부는 인천 강화·옹진을 제외한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전 지역에 거리두기 4단계 상향조정을 예고했다.

포스코는 이튿날인 지난 10일 송도에서 교육받던 인원을 버스편을 이용해 포항으로 이동시켰다. 포항캠퍼스로 옮긴 뒤 비대면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게 당시 사측이 신입사원들에게 내놓은 설명이었다. 하지만 교육생들 사이에서도 합숙에 대한 불안감과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대두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취업난을 뚫고 입사한 신입사원 교육생 신분인 까닭에 회사에 의견 개진이 쉽지 않았다는 게 일부의 전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송도(그룹사전체)에서 포항(포스코 신입만) 이동은 원래 예정돼 있던 것”이라며 “교육생들 사이에서 합숙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을 순 있겠으나, 자체적으로 파악하기론 압도적인 인원들이 대면교육을 선호했던 것으로 안다. 의견개진을 못했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포항이 속한 경북은 세종·전북 등과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되고 있다. 수도권에 4단계가 내려진 뒤 다른 지역의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제주와 경남권 6개 시·군(김해·거제·함안·진주·창원·통영)은 3단계로 격상됐으며, 나머지 지역도 2단계로 거리두기 수위가 한층 강화된 상황이다. 비록 1단계가 유지되고 있었지만, 수도권에서 시작된 유행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었음을 감안했을 때 아쉬운 결정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 단계가 상향됨에 따라 그룹사 신입직원은 귀가 및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했고, 포스코 신입사원은 개별이동에 따른 위험을 방지하고 도입교육 연계를 위해 포항으로 이동해 개별 객실에서 비대면 교육으로 진행했다”면서 “현재 교육과정은 즉시 중단했다. 인재창조원 직원 및 교육생에 대한 전원 검사를 실시하고 결과가 나올때까지 격리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 인재창조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직원들은 재택근무에 돌입했지만 신입사원 교육생들은 각자 객실에서 격리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다. 검사 후 양·음성 판정까지 시차가 걸리는 까닭에 현재까지 확인된 추가 확진자는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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