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비덴트 500억원 투자…2대 주주
장현국 대표 “위메이드 역량 활용해 빗썸과 시너지”
금투법 개정 앞두고 위믹스 토큰 운영 불투명
복잡한 지배구조·오너리스크, 경영참여 과제

사진= 위메이드
사진= 위메이드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위메이드가 비덴트와의 제휴를 통해 가상자산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다음달 미르4 블록체인 버전을 출시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게임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그러나 가상화폐거래소 과련 가상자산 상장을 금지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되는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16일 컨퍼런스콜에서 “거래소가 향후 전개될 메타버스와 가상자산 이코노미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기술은 국경이 없는 글로벌 사업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더 큰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빗썸 간접경영 참여…가상자산 사업 ‘속도’

위메이드는 비덴트와 제휴를 체결하고, 500억원을 투자해 비덴트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비덴트 2대주주로 이사 지명은 물론 경영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비덴트는 빗썸코리아 지분 10.25%, 빗썸홀딩스 지분 34.24%를 보유하고 있다. 빗썸홀딩스 단일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번 제휴로 위메이드 가상자산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빗썸도 글로벌 사업 전개가 중요하다. 위메이드는 이미 게임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블록체인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경험한 바 있기에 서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022년에는 빗썸이 국내를 주도하는 거래소에 머물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거래소로 성장하는 원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미르4를 시작으로 가상자산을 게임에 적용할 계획이다. 미르4는 다음달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국가에서 출시된다.

장 대표는 “미르4는 첫 블록체인 이코노미를 적용하는 상업적인 게임이다. 게임 내의 경제가 게임 밖으로 확장이 된다면 가상자산과 메타버스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연내 미르4의 판호를 발급받고 내년 중국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의 업체와 협상할 때 하나의 업체와 협상하지 않는다. 최근 한국 게임 상황의 변화로 관심을 주는 업체들이 많아졌다”며 “중국의 판호 발급은 외생변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있다. 파악한 바로는 판호 발급에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에서 미르의 영향력은 한국에서 리니지의 영향력보다 크다”며 “내년 미르4가 중국에서 서비스하게 된다면 이례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금투법 시행·복잡한 지배구조…해결과제 多

위메이드 비덴트 지분투자는 가상화폐 사업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하다. 먼저 자회사 위메이드트리가 개발한 ‘위믹스 토큰’이 빗썸에 상장된 점이 부담이다. 모회사가 소유한 거래소에 자회사가 발행한 암호화폐가 거래되는 것이 문제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거래소와 지분관계가 있는 가상자산의 상장을 금지했다. 금융위는 오는 27일까지 의견을 수렴해 조속히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업비트의 경우 운영사인 두나무와 관련한 가상자산 ‘마로’, ‘페이코인’, ‘옵저버’ 등을 원화마켓에서 상장 폐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상장 폐지와 관련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을 했다”며 “단기적으로 위믹스는 위믹스대로, 빗썸은 빗썸대로 진행하고 본격적인 협력은 국외에서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일축했다. 다만, 위믹스 토큰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또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위메이트 투자는 빗썸이 아닌 주주인 비덴트에 대한 투자기에 더욱더 그렇다.

장 대표는 “비덴트 투자 이유는 빗썸 때문”이라면서도 “빗썸의 주주관계가 여느 회사와 달리 많은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어 다단계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 복잡한 구조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첫 번째 단계가 비덴트 지분 확보로 보면 된다. (빗썸에 대한) 경영참여는 레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빗썸이 좋은 회사가 되는데 위메이드의 역량을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빗썸이 지닌 오너리스크도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 의장은 사기 혐의로 지난 6일 불구속기소 됐다. 향후 빗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 있는 위메이드로서는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현재 비덴트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에 빗썸의 오너리스크와는 거리가 있다”며 “비덴트와 합의한 사안은 빗썸을 글로벌 거래소로 성장하는데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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