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노조, 7일 기자회견서 자체 조사결과 발표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특별근로감독 진정서’ 제출

7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관계자가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7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네이버 노조가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최근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네이버 직원 A씨가 담당 임원으로부터 지속적인 폭언을 듣고 과로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해진 창업자와 한성숙 대표 등 경영진은 사실상 이를 무시했다.

7일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분당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달 25일 네이버 직원 A씨 사망 이후 동료 직원의 증언과 과거 메신저 등 자료 조사 등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자체 조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고인은 지나친 업무 지시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며 “상급자로부터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업무지시와 모욕적인 언행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압박받아 왔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사측의 무책임한 방조와 묵인 역시 고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 4일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참여한 회의에서 모 직원은 임원 B씨를 가리켜 책임 리더급 자격이 있느냐에 대해 질의했다. 그러나 인사 담당 임원은 “책임 리더의 소양에 대해 경영 리더와 인사위원회가 검증하고 있으며 더욱 각별하게 선발하고 있다”며 원론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고인과 동료들이 2년 가까이 문제 해결을 위해 사내 절차를 밟아 개선을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면서 “무책임하게 방조한 회사 역시 고인의 비극적 선택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조는 조사 및 수사 이후 노조가 참여하는 재발방지 대책위원회를 꾸릴 것을 사측에 촉구했다. 또 책임이 드러난 상급자들에 대한 엄중 처벌과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경영진의 사과 등도 요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노조는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특별근로감독 진정서'를 제출했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과도한 업무량, 부당한 업무지시, 모욕적인 언행, 무리한 업무 지시 등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더라면, 적어도 직원들이 제기한 문제를 사측이 제대로 살펴보기만 했더라면 우리가 동료를 떠나보내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다시는 네이버뿐만 아니라 IT업계에서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네이버 직원 A씨는 지난달 2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자택에서 직장 내 갑질 등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은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평소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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