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각 사 차원에서 성실히 대화할 것”···이건우 위원장이 소속 현대케피코 임원진과 면담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조’는 지난 4월 26일 출범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조’는 지난 4월 26일 출범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지난 4월 출범한 현대차그룹의 사무·연구직 노조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상견례 요청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조’는 지난달 20일 정 회장에 상견례를 요청했지만, 정 회장 측으로부터 만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정 회장과의 상견례 요청은 입사 8년차 이하(매니저급, 사원·대리) 2030세대 직원들이 주축인 사무·연구직 노조의 첫 행보였다.

앞서 노조는 상견례 요청 공문에서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하에서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회사, 생산방식의 변화라는 두려움 속에서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노동자들 모두 더는 물러설 수도, 후퇴할 수도 없다”면서 이날까지 답변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사무·연구직 노조와는 담당 임원이 대화를 했다”며 “각 사 차원에서 대화의 채널을 열어두고 성실하게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 근로조건 등을 결정하는 단체교섭은 각 회사에서 진행할 사안이라는 입장인 것이다.

특히 기존 생산직 노조가 교섭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고, 여러 계열사 직원들이 소속된 사무·연구직 노조와 별개 협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읽힌다.

현대차그룹이 밝힌 사무·연구직 노조와의 대화는 이건우 사무‧연구직 노조위원장과 이 위원장의 소속 회사인 현대케피코 임원진이 만나 면담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연구직 노조는 출범 당시 약 500명 규모로 시작했지만, 참여인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 지부가 전체 조합원 약 4만9000명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별도 교섭권을 인정받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한편, 사무·연구직 노조는 기존 노조의 지난해 노사협상과 노조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무·연구직 근로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합쳐져 출범하게 됐다.

이 위원장은 사무·연구직 노조를 출범하며 “기존 노조는 생산직의 권익 우선이었고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사무·연구직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다”며 “사무·연구직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새로운 창구가 필요하다고 느껴 별도 노조 설립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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