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5월 3개월 연속 1000대 이상 판매고···레저문화·SUV 수요 증가·보복소비 등 영향
신차 출시·체험행사·마케팅 박차···AS 인프라·편차 큰 서비스질 극복은 ‘숙제’

/사진=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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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최근 미국 수입차 브랜드 지프의 선전이 눈에 띈다. 올해 ‘1만대 클럽’ 재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지프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 1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차박, 캠핑 등 레저문화의 확대와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복소비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판매량이 증가한 측면도 있다.

지프는 체험행사와 마케팅을 통해 판매량 반등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프의 AS(after-sales service)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아울러 최근 AS 관련 논란들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지프가 극복해야 할 숙제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프의 지난달 국내 등록대수는 1110대로 집계됐다. 이는 수입차 브랜드 중 메르세데스-벤츠(7690대), BMW(6257대), 폭스바겐(1358대), 볼보(1264대)에 이은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특히 지프는 지난 3월과 4월에도 각각 1557대, 1001대를 판매했고 3월 판매량은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최고 실적이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4793대가 됐다.

이로써 올해 1만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지프는 반년이 채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목표량의 절반에 가까운 판매량을 확보했다.

레니게이드,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 랭글러 사하라 언리미티드 2.0 등 모델들이 고르게 판매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또 최근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반면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프의 상승세는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19년 1만251대를 판매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약 87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던 지프는 반등세 분위기를 살려 2019년 판매량을 초과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앞서 올해 초 크리스티앙 무니에르 지프 브랜드 글로벌 총괄은 “올해 ‘1만대 클럽’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다양한 신차 모델(컴패스, 그랜드 체로키L 등)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랭글러 4xe)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고, 지프 브랜드 80주년 한정판 모델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제이크 아우만 지프코리아 사장도 지난 4월 “1만대 클럽에 재진입하고, 2019년 판매량을 초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핵심은 현재의 오너와 잠재 고객과의 커넥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프를 온라인이나 전시장에서 보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체험 프로그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온·오프로드를 경험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가 있었고, 수급 문제도 있었다. 올해는 수급 문제도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체험행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오프로드 마니아층을 확대해 판매량도 높이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그는 나아가 여러 지역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벤트 기획 등을 통해 오프로드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프가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프의 AS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체로키의 선루프 누수 문제가 불거졌고, 누수 원인과 AS 과정들을 두고 차주와 지프의 진실공방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AS 대기시간이 다른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길고, 서비스센터 간 서비스 편차도 커 지프 서비스센터의 ‘바가지 요금’ 등 비판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높은 부품 값과 부족한 서비스센터 및 워크베이 수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지프의 서비스센터는 18개소에 불과한 반면,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서비스센터는 벤츠 73개소, BMW 64개소, 아우디 40개소 등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아우만 사장은 “서비스센터를 비롯해 워크베이수도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지프 오너가 어디든지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에 서비스센터가 있도록 확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운영시간도 연장해 소비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비쳤다.

지프도 이미 AS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을 충분히 인지해 왔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지프는 지난해 보증연장 프로그램을 도입해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었던 것처럼 AS 분야를 점진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프의 경우 오프로드·SUV에 주력하고 있는 브랜드인 만큼 AS는 소비자 선택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프의 AS 정책과 인프라는 심각하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프로드 문화를 이끌기 위해서도 지프는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불만 또는 니즈(needs)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서비스센터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 시스템도 구축해 소비자 대응도 제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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