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이폰13 시리즈용 OLED 1억개 안팎 예상
BOE, 초도물량 수주 없이 하반기 노려

아이폰12 프로 이미지 /자료=애플 홈페이지
아이폰12 프로 이미지 /자료=애플 홈페이지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디스플레이 시장 '큰 손' 애플이 지난해 이어 올해 신형 아이폰 시리즈 전 모델에 OLED를 채용하면서 국내 패널 업계 표정이 밝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신형 아이폰용 OLED 공급을 양분하는 가운데, 올해 아이폰용 OLED 공급 규모가 지난해 대비 최소 40%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경쟁사 중국 BOE는 올해도 아이폰 OLED 초도 물량 공급에 실패했다. 

3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BOE는 올초 애플에 아이폰용 OLED 약 2000만개 이상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최근 양산 승인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계획 달성에 차질이 생겼다. 아직까지 양산 공정에 적용하기에 기술 완성도가 낮아 공급선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아이폰 교체형 물량을 공급까지는 성공했다. 교체물량을 생산하는 청두 B7 공장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애플 공급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나 연말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다고 해도 연간 1000만개 이상 공급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아이폰 신모델 출시 시점을 감안하면, 이달 중 양산 승인을 받지 못 했다는 것은 사실상 초도 물량 공급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달 아이폰13 시리즈 OLED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은 부품 공급업계에 한달가량 조기 양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해 아이폰12 시리즈 출시 시점이 한 달가량 밀렸던 전철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TSMC도 신형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5 칩셋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은 지난해 이어 올해 신형 아이폰 모델 4종 전량에 OLED를 탑재한다. 시장에선 신형 아이폰13 시리즈용 OLED 탑재량이 올해 1억대 규모로 늘면서, 구형 모델을 포함한 전체 OLED 탑재량이 1억7000만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전체 OLED 탑재량 1억1000만개 수준에서 최대 60%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치다.

올해 신형 아이폰13 OLED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 비중 측면에서 우위를 이어갈 전망이다. 해당 생산 물량 규모는 향후 시장 반응에 따라 조정될 전망이나,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신모델 가운데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물량을 독점 공급하면서 LG디스플레이 대비 많은 물량을 배정받았다. 애플은 신제품 가운데 최상위 모델 2종은 120Hz 고주사율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저전력이 특징인 LTPO OLED를 적용했다.

물량 공급이 본격화하는 3분기부터 양사 실적도 뛰어오를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매출 7조7156억원, 영업이익은 565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6조7376억원)은 14.5%, 영업이익(1644억원)은 2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대비 애플 아이폰 출시 효과가 한 달가량 앞당겨지면서 3분기부터 성수기를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야금야금 입지를 넓히던 중국 패널 업계는 올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후발 스마트폰 업계 OLED 수요에 의존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패널 업계는 1분기 샤오미, 오포의 OLED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전체 OLED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3% 증가한 9억9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샤오미와 오포는 지난 3월에만 각각 13종, 10종의 OLED 탑재 스마트폰을 쏟아냈다. 

다만 애플이 BOE 손을 들어주지 않는 한 중국 패널 업계가 국내 업계의 OLED 점유율을 뒤집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중국 큰 손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반 토막 난 상황에서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플렉시블 OLED 수요 공백을 온전히 채우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BOE는 청두 공장을 중심으로 하반기 애플의 아이폰 OLED 공급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패널 초도 물량을 공급해야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BOE가 초도 물량 공급에 성공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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