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쟁점 사안 집중”···노사, 신속한 타결 의지
12일 만의 상견례 ‘이례적’···정년연장·고용안정 등 쟁점

/사진=현대차 노조
/ 사진=현대차 노조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섭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사태, 전세계적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 만큼 노사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타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 본관에서 올해 임단협 교섭 상견례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하언태 대표이사, 이상수 노조지부장 등 교섭대표 약 60명이 참석했다. 노사는 다음 달 초 본교섭을 열고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지부장은 이날 상견례에 앞서 “6월부터 집중 교섭을 벌이겠다”며 “모든 안건을 의례적으로 여러 번 검토하던 방식을 버리고 노사 쟁점이 될 만한 사안에 집중해 빨리 교섭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전날 소식지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은 계속되고,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까지 터지면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올해 교섭은 생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노사 대표가 두 달, 석 달씩 몰려다니며 소모적인 교섭을 할 이유가 없다”며 “사측이 노측의 핵심 요구안에 부응한다면 최단기간에 교섭을 끝낼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부장은 지난 2019년 선거 당시 효율·생산적인 교섭을 약속했고, 노조 집행부는 지난해 40일 만에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후 무분규로 최종 타결한 바 있다. 이번 상견례가 이례적으로 노조의 교섭 요청 후 12일(마감 기간 최대 17일) 만에 열리게 된 것에서도 노사의 신속한 타결 의지가 읽힌다.

하 대표 또한 상견례에서 “생산적인 교섭을 벌이자는 노조의 제안에 동의한다“며 “노사 공통분모는 생존이다. 현대차 노사 교섭에 모든 이목이 집중돼 있는 만큼, 현대차 노사 위상에 맞는 성숙된 교섭을 진행하자“고 말했다.

다만, 노사가 순탄치 않은 협상 과정을 겪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앞서 노조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올해 요구안을 확정했다. 요구안의 주 내용은 임금 9만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 노령연금 수령 개시일이 도래하는 해의 전년도로 정년연장(최장 만 64세) 등이다.

또 노조는 최근 사측의 8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 관련 국내 공장 고용 보장을 위한 특별협약 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 투자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닌 국내 고용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이 지부장은 “최근 회사의 일방적인 8조4000억원 해외 투자 발표는 조합원에게 불신을 주는 행위”라며 ”단협에 명시돼 있는대로 노조와 사전에 공유하고 소통해야 한다. 차후 사측은 단협을 부정하는 행위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