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완성車 고성능 전기차 출시 본격화···하반기 EQS·iX·e-트론 출시
제네시스 G80 전기차도 7월 국내 출시···기술력 경쟁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

아우디 RS e-트론 GT. /사진=이창원 기자
아우디 RS e-트론 GT. / 사진=이창원 기자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완성차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 완성차 기업들이 잇따라 고성능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각 사의 자존심을 건 ‘전기차 전쟁’의 서막이 오르는 모습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의 본격적인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완성차 기업들이 이른바 ‘억대 전기차’를 통해 자사의 높은 기술력을 부각시키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또 그동안 전기차 시장을 군림하던 테슬라의 왕좌를 빼앗아 오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관측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 완성차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1억원 안팎의 ‘럭셔리 전기차’를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전기차들은 높은 가격 탓에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하지만, 수입 완성차 기업들은 해당 전기차들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 쌓아온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원이 다른 전기차’를 개발·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모습으로 보인다.

국내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더 뉴 EQS’를 올해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지난달 공개된 EQS는 기존 전기차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배터리·주행거리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EQS는 최대 107.8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유럽기준)를 770㎞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벤츠가 새로운 전용 EV 플랫폼을 기반을 통해 90kWh, 107.8kWh 배터리팩 선택이 가능해진 결과다.

내·외관 디자인과 기능도 내연기관자동차 수준을 넘어서는 고급성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앞서 ‘EQC 400 4MATIC’가 9550만~1억140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도 지난해 608대 판매되고, 올해에도 4월까지 242대가 팔렸던 만큼 EQS는 출시 이후 국내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MW코리아도 올해 하반기 플래그십 전기차 ‘iX’ 출시를 앞두고 있다. 주행거리는 유럽기준 600km 이상이고,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실내 공간을 라운지 분위기로 구현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전동식 도어록, 시트 통합형 스피커 등을 BMW 모델 최초로 적용하면서, BMW의 높은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 SUV ‘e-트론 55 콰트로’를 3개월 만에 완판하며 신화를 썼던 아우디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17일 ‘e-트론 50 콰트로’를 출시했고, 지난 20일에는 ‘e-트론 GT’, ‘RS e-트론 GT’도 국내에 첫 공개했다. 아울러 아우디는 ‘Q4 e-트론’, ‘Q4 스포트백 e-트론’ 공개도 계획하고 있다.

e-트론 GT, RS e-트론 GT은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통해 항력계수를 0.24로 낮췄고, 93.4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각각 최대 488km, 472km 주행(WLPT 기준)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륜구동 시스템도 적용돼 전기차임에도 좋지 않은 노면 상황에서 부드럽고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우디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수입 완성차 기업의 ‘럭셔리 전기차’ 각축전에 현대자동차도 도전장을 던졌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첫 전동화 모델인 ‘G80 전기차’를 이르면 오는 6월 출시할 예정이다.

87.2㎾h 배터리를 탑재한 G80 전기차는 1회 충전 시 최대 427km 주행(자체 연구소 기준)이 가능하다. 스포츠 모드 기준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이르는 시간)은 4.9초이고,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DAS)과 솔라루프가 탑재됐다. 솔라루프는 태양광으로 하루 평균 730Wh의 전력을 충전할 수 있다.

또 카 페이(Car Pay), SOTA(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홈 커넥트, 폰 커넥티비티, 내차 주변 확인, 디지털 키, 텔레매틱스 등 G80의 최첨단 사양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은 ‘럭셔리 전기차’ 판매량에도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1억~2억원 수준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영 앤 리치’(young & rich) 그룹을 중심으로 한 고가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르쉐가 지난해 출시한 전기 스포츠카 ‘타이탄 4S’은 1억4560만원임에도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493대가 팔렸다”며 “‘럭셔리 전기차’에 대한 수요층이 분명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완성차 기업들이 럭셔리 모델을 통해 기술력을 뽐내며 브랜드 고급화를 꾀하는데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기술력이 판매량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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