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 모두 영업익 100% 이상 늘어나
보복소비 영향 마트는 적어

그래픽=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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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백화점이 올해 1분기 좋은 실적을 거뒀다. 이에 비해 대형마트는 백화점의 기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올해 1분기 백화점 3사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분기 1월과 2월에 코로나19의 영향이 심각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올1분기 달성한 실적은 기대 이상인 셈이다.

특히 명품 등 고가 제품 위주로 판매가 집중됐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입지 않은 이들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면서 쌓인 가처분소득이 백화점으로 몰렸다.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저조했던 여성의류, 남성의류, 해외패션 등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외출자제가 이어지면서 근거리 외출용 원마일웨어, 계절과 상관없이 실내에서 주로 입는 시즌리스 의류, 집에서 자주 입는 파자마 등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지자 캠핑, 등산을 하는 이들이 늘어 아웃도어 의류 판매량도 증가했다. 외출, 나들이에 자주 입는 의류의 판매량은 저조했다.

올해 들어서는 백화점을 방문한 이들이 외출복 위주의 의류 쇼핑을 하면서 분위기를 바꿔나갔다. 코로나19 학습효과로 공포감이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신세계는 올해 1분기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3659.2% 성장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매출은 1조3200억원으로 10.3%, 순이익은 892억원으로 5451.2% 늘었다. 백화점이 신세계 전체의 실적을 견인했다.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49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영업이익은 823억원으로 198.3%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발발하지 않았던 2019년과 비교해도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17.9% 높은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은 1분기 매출이 67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30억원으로 261.3%나 늘었다. 국내 백화점의 경우 매출이 11.9%, 영업이익이 157%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매출은 497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6.7%, 영업이익은 760억원으로 122.3% 늘어났다.

백화점 3사 모두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100%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 백화점 업계 매출이 매출은 10∼20%, 영업이익이 최대 80%까지 급감한 것과 대조된다.

마트의 상황은 백화점의 분위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최저가 경쟁에 빠른 배송 등 치열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 5조895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3.1% 늘었고 영업이익은 1232억원으로 154.4% 증가했다.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모두 성장세를 보였지만 백화점만큼은 아니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롭스를 편입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1조4760억원, 영업이익은 93.4% 급감한 10억원을 기록했다. 롭스는 현재 매장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관련 비용이 1분기에 85억원 발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백화점 3사 모두 수익이 잘 나왔지만 마트는 별로 안 좋은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소비를 하고 억눌렸던 심리가 보복소비로 터져서 명품을 사고 고가 선물을 사면서 백화점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백화점이 원래는 국내에서 사양산업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우연히 승리를 하게 됐다”며 “소비자들이 비싼 곳에 돈을 많이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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