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 “한국도 FTA서 지식재산권 강화 필요”

2020년 5월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 사진=연합뉴스
2020년 5월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준영 기자] 국제무역 상 지식재산 보호가 강화되면서 우리나라도 FTA 등에서 높은 수준의 영업비밀 보호 규범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지식재산권의 국제 논의 동향과 영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가속화로 국제무역에서 지식재산 보호가 강화되고 있다. 로봇 관련 인공지능 특허의 경우 2013년에서 2016년 사이 265% 증가했다.

첨단산업 기술패권 확보를 위한 미중 간 통상 분쟁도 지식재산 보호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해외투자 기업들에 대한 강제기술이전 요구 금지와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WTO TRIPS(세계무역기구 지식재산권 협정)의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을 넘어서는 규범들이 자유무역협정(FTA) 내에 포함되고 있다.

WTO에 2020년 8월까지 통보된 305건의 FTA를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을 측정한 결과 1995년 이전에는 38건의 FTA 중 14건만이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포함했다. 반면 2005년 이후 발효된 FTA에서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포함한 비중이 80%를 넘었다.

또한 전체 305개의 FTA 중 78개(25.6%)가 높은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으로 나타났다. 69개(22.6%)가 중간 수준, 74개(23.9%)가 낮은 수준이었다.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높은 수준의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포함한 FTA를 체결한 국가가 그렇지 않은 국가에 비해 수출과 수입 모두 양(+)의 관계를 보였다고 밝혔다. 국가 소득수준별로 보면 IPA(지식재산권) 체결을 통한 수출의 상대적 증가가 모든 그룹에서 나타났다. 특히 고소득 국가와 중상소득 국가들이 지식재산 집약적 산업에서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한국은 지식재산권 수출액도 확대되고 있다. 관련 수출액은 2010년 39억8000만달러에서 2019년 152억7000만달러로 9년 동안 약 4배 늘었다. 수입의 경우 2010년 106억8000만달러에서 2019년 160억7000만달러로 약 60% 증가했다. 특히 음원과 온라인 게임 등 저작권 수출이 9년 동안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국의 지식재산권 수출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이 높지 않은 국가들과의 교역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한국의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현재 협상 중이거나 향후 FTA 협상과 개정을 계획 중인 국가들과의 FTA에서 높은 수준의 지식재산권 강화를 목표로 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체결하는 FTA에서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지식재산권 위원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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