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공장 가동 중단 영향, 5000대 출고 지연···신차 대기물량은 3000대
다음주 정상 공급 약속한 외국계 부품업체···지속적 공급 여부는 미지수
상거래채권단, 신용보증기금 특례 보증 대출 요구···민주당, 산은 추가 자금지원 필요성 강조

쌍용차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사진=이창원 기자
쌍용차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 / 사진=이창원 기자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10년 만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신차 출고난을 겪고 있다. 외국계 부품업체들의 부품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다.

조기 회생절차 졸업을 위해 서둘러 신차를 출시하고 판매에 나섰던 계획에 차질이 빚고 있다. 출고난 해소까지는 약 1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외국계 부품업체들의 부품 공급도 지속될지 여부도 불투명해 쌍용차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달 평택공장 가동 중단 영향으로 약 5000대의 차량 출고가 지연되고 있고, ‘더 뉴 렉스턴 스포츠’·‘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대기물량은약 300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쌍용차 평택공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협력업체 납품 거부로 지난달 8~16일, 19~23일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쌍용차의 설득에 일부 외국계 부품업체들을 제외한 협력업체들이 부품 공급에 합의하면서 현재 평택공장 가동은 재개됐지만, 일평균 생산량은 200대 정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이 정상화돼야 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하고 협력업체도 함께 공생할 수 있다고 쌍용차는 협력업체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쌍용차와 협력업체로 이뤄진 상거래채권단도 중소협력업체의 자금 상황이 지난 2009년 회생절차 당시보다 좋지 않아 ‘줄도산’도 우려된다며 외국계 협력업체 설득에 힘을 거들고 있지만 설득과정이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외국계 협력업체들은 납품대금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납품대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품을 납품할 경우 본사로부터 문책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쌍용차와 상거래채권단의 설득에 외국계 협력업체는 일단 다음 주까지 부품은 정상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공급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상황이 이러하자 상거래채권단은 쌍용차 부품 납품 관련 공익채권 3500억원 중 약 2000억~3000억원에 대한 신용보증기금 특례 보증 대출 필요성을 국회와 정부에 피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요구에 더불어민주당은 쌍용차에 대한 산업은행의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정 민주당 노동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쌍용차 노사는 어려운 여건에도 1200억원의 재원을 절감하는 등 자구노력을 지속해왔다”며 “지난 27일에는 임원 38% 감축과 급여 추가 삭감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은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며, 매각이 실패하면 자금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그간 쌍용차 노사의 자구노력이 무산되지 않도록, 매각 이전의 신규자금 지원 등 정부와 산업은행의 추가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27일 전사적 차원의 조직개편 계획을 밝혔다.

관리인, 등기·사외이사를 제외한 상근 임원수를 26명 수준에서 16명으로 38% 감축하고, 상근 임원 급여 추가 삭감 등이 주 골자다.

또 유사조직을 통폐합하고, 신차 개발과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조직을 통합해 관리 체계를 일원화해 조기 경영 정상화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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