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순이익 4.4억 달러, 7분기 연속 흑자···모델3·모델Y 18.5만대 납품
오토파일럿·브레이크 기술결함 논란···테슬라, 결함 부정하며 적극적 대응
국내 소비자 신뢰는 여전, 조사결과 주시···충전기 공급 문제 불만 토로

테슬라 모델Y. /사진=이창원 기자
테슬라 모델Y. / 사진=이창원 기자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왕좌’를 굳건하게 다지며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안전성 관련 문제가 향후 경영에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완성차 기업들이 잇따라 전기차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테슬라도 적극적인 대응으로 태세를 전환해 눈길을 끈다.

국내의 경우 아직까진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탄탄한 모습이지만, 조사 결과와 충전기 공급 문제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1분기 순이익은 4억3800만 달러(한화 약 49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7분기 연속 흑자 실적을 이어갔다. 매출액도 103억9000만 달러(한화 약 11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모델3와 모델Y의 글로벌 판매가 18만4800대를 기록하고, 지난 3월말까지 생산하지 않았던 모델X, 모델S도 재고 중 2020대를 납품한 결과다.

이와 같은 실적 상승세 분위기 속에서도 테슬라는 올해 연이은 악재에 곤혹스런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에서 모델S 차량이 나무를 들이받고 화재가 발생해 각각 59세와 69세인 탑승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 당시 탑승자들은 동승자석과 뒷자석에서 발견됐고, 운전석에는 탑승자가 없었다.

현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사에 착수했지만, 테슬라의 반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을 사용하다 발생한 사고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토파일럿 기능은 일정시간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거나 조작하지 않을 경우 경고 메시지가 뜨며 사용이 제한되지만, 이미 핸들을 잡지 않고도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인터넷 공간에서 다수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안전벨트가 채워지면 오토파일럿 기능이 작동되고, 사고 당시 운전석에 안전벨트가 채워져 있었다는 사실도 전해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강조하며 안전성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해왔던 테슬라 입장에서는 해당 논란은 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테슬라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대응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실적발표 어닝콜에서 오토파일럿이 해당 사고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완전한 거짓”이라며, 해당 주장을 하는 기자들을 향해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라스 모라비 테슬라 엔지니어 이사는 사고 차량의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지는 못했지만, 사고 당시 차량 운전석의 안전벨트가 채워져 있었으며 운전대도 돌려진 상태였던 만큼 운전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브레이크 결함 문제도 테슬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모터쇼에서 모델3 차주 장씨는 해당 차량의 브레이크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해 온 가족이 사망할 뻔했다며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에 테슬라는 차체 결함은 없었다며 장씨의 주장을 ‘비이성적 불만’으로 규정하고, 기습시위의 ‘배후설’까지 제기했다. 테슬라의 입장 발표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경고가 이어졌고, 중국 내에서는 불매운동 분위기로 번졌다.

상황 악화에 테슬라는 이례적으로 주행 데이터를 공개하며 입장을 재발표했고, 2차례의 사과문도 발표했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게다가 테슬라가 주행 데이터를 공개한 것을 두고도 ‘조작설’, ‘사생활 침해’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1분기 테슬라의 중국시장 매출액은 30억4300만 달러(한화 약 3조4000억원)로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만큼 테슬라는 향후에도 적극적인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는 테슬라 관련 논란에 대해 성급히 결론을 내리지 않는 모습이다. 경쟁업체와의 경쟁 상황에서 벌어진 해프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아직까지 테슬라의 기술력을 대체할 만한 전기차는 없다는 평가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충전기 공급과 관련해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테슬라 전용 충전기 슈퍼차저의 공급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에 소비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가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심으로 초급속 충전기 E-pit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 차량은 어댑터를 사용해도 E-pit에서 충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테슬라 소비자의 불만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 차량의 국내 판매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충전기 공급 문제 해결 여부에 따라 분위기는 언제든 반전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이창원 기자
테슬라 모델Y(오른쪽)과 모델X. / 사진=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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