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16·19·23일 잇따른 부분파업···소수노조 “고용을 흔드는 파업”
사측, 고정비 지출·생산경쟁력 제고 강조···노조 “시간만 끌며 기만”

/사진=르노삼성
/사진=르노삼성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전면·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소수노조의 비판이 일며 ‘노노갈등’까지 격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도 노사 간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며 장기화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의 파업에 대해 소수노조가 파업에 따라 고용에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조는 지난 16일 부산공장, 19일 전국 영업·서비스센터에서 각각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23일에도 부산공장에서 8시간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노조는 부분파업과 관련해 “2020년 임단협에서 본교섭 8차, 실무교섭 6차까지 무려 9개월 동안 진행됐지만 사측이 제시안을 공개하지 않고 시간만 끌면서 노조를 기만하고 있다”며 “고용안정위에서 논의되는 순환휴업자 복직과 직영사업소 정상화 방안에 대해 사측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파업 투쟁 강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 적자경영에 책임이 있는 사측(경영진)이 노동자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고, 사측이 제시하고 있는 인력 구조조정·2교대 근무 확대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직영 정비소 10곳 중 2곳을 폐쇄하기로 한 방침을 철회할 것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소수노조는 이와 같은 파업 단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르노삼성의 복수노조는 기업노조(1969명), 민주노총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42명), 새미래노조(113명), 영업서비스(41명) 등이 활동 중이다.

새미래노조는 “21일 교섭 대표 노조가 8시간 전면파업을 했지만, 파업 참여율은 28%에 불과하다”며 “노사 분열로 3년째 정상적인 경영과 생산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일한 먹거리인 뉴 아르카나(XM3 유럽수출명)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기에 이번 파업은 고용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용을 흔드는 파업”이라며 “회사라는 실체가 없으면 하소연할 데도 없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8년 동안 과도한 고정비 절감으로 생산을 강행한 르노그룹과 르노삼성 경영진에 대한 조합원의 불만으로 역대 최장시간 파업을 진행했고, 설상가상으로 협상보다는 파업을 일삼는 교섭대표 노조의 무능력한 정책과 협상력 결과로 회사와 노조의 미래마저 존폐위기로 몰리고 있다”고 노조를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소수노조의 반발로 파업 참여율이 낮아 부산공장 생산라인은 가동되고 있지만, 생산량은 평소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사 협상은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2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3월부터 주간 1교대 전환‧순환 휴업(통상임금 100% 지급)을 실시하고 있다. 르노그룹이 요청한 수출 물량 중 3월 라인 중단에 따른 부족분을 생산하기 위해 특근을 시행하기도 했다.

사측은 인건비를 포함한 높은 고정비 지출과 낮은 생산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서바이벌 플랜’ 가동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노조는 사측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고, 특근 등에 관해서도 강력 반발하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이 ‘확실한 제시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투쟁의 강도를 높여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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